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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보복 천명' 이란, 전면전 아닌 대리전·사이버전 택할 듯

등록 2020.01.10 12: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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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미 미들베리 국제 연구소와 플래닛 랩스사가 8일(현지시간) 제공한 위성 사진으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이라크 주둔 아인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의 피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020.01.09.

[AP/뉴시스]미 미들베리 국제 연구소와 플래닛 랩스사가 8일(현지시간) 제공한 위성 사진으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이라크 주둔 아인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의 피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020.01.09.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공격에 물리적 보복 대신 경제 제재로 대응한 이후 주가가 급등하고 유가가 하락하는 등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 재래전을 벌이지 않겠지만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죽음과 중동내 미군 철수라는 목표를 위해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활용한 대리 공격, 미국 산업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등 비대칭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BC는 9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는 더 큰 복수를 위협하고 있다. 다음은 무엇이 될 수 있나'라는 기사에서 이란이 지난 8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2곳에 미사일 십여발을 발사했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미국의 군사적 대응과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의도적인 계산이라는 보도가 나온다고 전했다.
 
정치적 리스크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은 지난 8일 발표한 분석자료에서 솔레이마니 사후 고조된 긴장으로 떠났던 투자자들이 복귀하면서 석유 선물가격과 안정자산인 금값이 하락하거나 안정세를 회복한 것을 언급한 뒤 "이용 가능한 자료를 토대로 볼때 이번 상황은 마무리된 것 같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CNBC는 '가까운 시일내 적들에게 엄중한 복수를 할 것'이라는 이란군 참모총장, '준비된 미사일 수백발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란혁명수비대 항공우주부대장 등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란내 많은 사람들이 이란의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이란이 물러서고 있는 듯하다"며 대이란 경제 제재를 발표한지 몇시간 만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내 이라크 정부와 미국 대사관 등이 있는 이른바 '그린존'에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가 흔히 사용하는 카투사 로켓포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지정학적인 리크스를 컨설팅하는 글로벌 스트랫 최고경영자(CEO)인 올리비에 기타는 CNBC에 출연해 "단언컨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며 "테헤란은 대개 복수에 시간을 들인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이란혁명수비대는 복수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의 생명에 아주 민감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란은) 위험을 짊어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비대칭전력, 테러를 이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은 '미사일 공격은 충분하지 않았다(하메이니)', '미사일 공격은 보복의 첫 걸음(이란혁명수비대)', '우리는 긴장 강화, 혹은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등 엇갈린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CNBC는 자리프 장관의 발언은 이란내 강경파들의 목소리와 대치된다면서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 예멘을 아우르는 이란의 대리세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준 추종자들을 위해서라도 솔레이마니의 복수를 위한 공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란의 공격은 재래식 전쟁은 아닐 것이라면서 경제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란의 경제 상황은 군사적으로 우월한 미국에 대항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외교위원회(ECFR) 이란 전문가인 엘리 제란마예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과 이란이 이번 공개 대결 이후 대리인을 내세워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은 군사기지와 기업, 해운 등 미국의 이익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망했다.
 
유라시아그룹도 "이란의 대리세력이 이라크 주둔 미군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원유의) 상업적 수송을 계속 방해할 것"이라면서 "이란혁명수비대는 솔레이마니의 핏값이 아직 완전히 치러지지 않았다고 간주할 것이다. 사이버전이나 테러리즘 분야에서 이란이 비대칭적 대응에 나설 위험성이 여전히 높다"고 했다.
 
미국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도미니크 해처는 "이란인들은 미국 본토에 있는 산업통제시스템(ICS)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해커들은 미국과 중동내 미국 동맹국들의 여러 시설을 공격해왔다.
 
CNBC는 이란의 보복의 미국인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란의 보복이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초래할 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들이 독립적으로 무모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고 솔레이마니 사후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이 제한적인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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