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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재판' 부장판사 인사 이동…법정 충돌 잦아드나

등록 2020.02.06 18: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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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변경 불허' 송인권 부장판사, 남부지법行

법정 갈등 여부 별개로 사건 심리 장기화 가능성

환경부 블랙리스트·이명희 폭행 사건에도 영향

조국 전 장관 입시비리 사건 부장판사는 그대로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10월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9.10.2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10월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9.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딸 표창장 위조 혐의와 사모펀드 및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을 심리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의 송인권 부장판사가 다른 법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재판부 구성이 달라지면서 정 교수 사건 심리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송 부장판사는 공소장 변경, 이중기소 등의 문제로 법정에서 검찰과 거듭 충돌을 연출해 온 만큼 인사이동 이후에는 재판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재판 진행이 속도를 더해가는 상황에서 재판장이 교체돼 심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은 6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386명 등 법관 총 922명에 대한 전보 등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시기는 2월24일이다.

일찍이 인사 대상자로 꼽혔던 송 부장판사는 예상대로 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판사들은 통상 2~3년 주기로 법원을 옮겨 순환 근무를 하는데, 송 부장판사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다. 이번에 서울남부지법으로 전보된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송 부장판사를 비롯한 재판부가 미리 결론을 정해두고 편향된 재판을 진행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법원은 이례적으로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특정 법관에 대한 공격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의 대응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 신청이 불허되자 동일한 사건에 대해 추가 기소로 맞섰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가 지난해 12월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송인권 부장판사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검찰에 고발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2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가 지난해 12월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송인권 부장판사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검찰에 고발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22. [email protected]

감정의 골이 깊어진 재판부와 검찰은 법정에서도 충돌을 반복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19일 재판에서 검찰의 의견 요지 발표를 두고 언성을 높였고, 지난달 9일에는 공판준비기일의 공개여부, 정 교수에 대한 이중기소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법관과 검찰의 이례적인 충돌에 변호인 측에서 "이런 재판은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송 부장판사가 자리를 떠나면서 이같은 갈등 양상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검찰 역시 새로운 재판장과 똑같이 대립해봤자 실익이 없기 때문에, 전보다는 갈등을 직접적으로 표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로운 재판부가 사건을 맡으면서 사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형사합의25부는 전날 정 교수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하는 등 진행에 속도를 붙이고 있지만, 법관 구성이 달라지면 사건 검토 등을 위한 공백이 불가피하다.

형사합의25부가 심리 중인 다른 사건들도 재판장 교체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재판부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장관 사건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운전기사 폭행 의혹 사건에 대한 심리도 맡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 사람들'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해 10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초역-교대역 사이에서 검찰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석방, 공수처 설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19.10.26.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 사람들'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해 10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초역-교대역 사이에서 검찰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석방, 공수처 설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19.10.26. [email protected]

형사합의25부의 새로운 재판장은 법원 내 사무분담을 통해 이달 중순에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교수 전후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 가족들은 이번 인사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의 김미리 부장판사는 인사이동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전보 명단에 빠졌다. 해당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 의혹과 조 전 장관 동생의 웅동학원 관련 비리 사건을 심리 중이다.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모씨의 횡령 등 의혹 재판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24부의 소병석 부장판사도 자리를 지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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