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둥성 방문' 27번환자, 마카오 경유로 '무사통과'…제3국 검역 구멍

등록 2020.02.10 16:10:4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질본 "마카오, 홍콩은 오염지역 지정 안돼…입국장 검역"

27번, 마카오서 입국 당시 발열 없고 기침 증상만 있어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2.10.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2.1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7번째 환자는 중국 방문 이력이 있고 입국 당시 증상도 있었지만 마카오를 경유한 탓에 당국의 감시망에서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외 제3국 검역에 구멍이 있었던 셈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27번째 환자는 26번째 환자와 함께 마카오공항을 통해 입국했는데 현재 마카오와 홍콩은 오염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입국장 검역을 받았다. 입국 과정에서 증상에 대한 신고도, 발열도 없어 검역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신종 코로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내국인의 경우 2주 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외 지역의 경우 '중국전용 입국장'에서 국내 거주지와 실제 연락처를 직접 확인한 후 입국을 허용하는 '특별입국절차'도 시행 중인데, 이는 이달 4일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27번째 환자는 중국 이외 국가인 마카오를 경유해 입국한 탓에 '일반 입국장'에서 발열 여부를 파악하는 데 그친 것이다.

당시 이 환자는 열이 나지 않았을 뿐, 기침 등의 의심 증상이 있었던 때였다. 당국 역시 이 환자의 첫 증상 발현일을 당초 이달 4일에서 지난달 24일로 무려 11일 앞당겼다.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한 국내 입국을 지난 4일부터 전면 금지한 가운데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인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뉴시스 DB)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한 국내 입국을 지난 4일부터 전면 금지한 가운데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인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뉴시스 DB)

증상 발현일을 기준으로 동선과 접촉자 관리가 이뤄지는 탓에 향후 역학조사 결과에서 이동 경로와 접촉자 수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이 환자 접촉자는 32명으로 확인돼 자가격리 조치된 상태다.

정 본부장은 "27번째 환자가 1월 24일부터 기침이 있었다고 해서 저희가 발병일을 넓게 잡아 그 이후의 접촉자를 파악해 (격리) 조치하고 있다"며 "이 환자가 귀국 후 가족 내 전파를 해 어머니인 25번째 환자가 발병했지만 남편인 26번째 환자의 경우 부인으로부터 감염됐는지, 또 다른 중국에서의 노출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를 해야 된다"고 전했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환자관리팀장은 "27번째 환자의 뚜렷한 임상적 증상은 발열이 있던 이달 4일이지만 과거 그리고 중국에 계셨을 때까지의 상황에 대해 면담 조사를 하면서 기침 증상이 있었던 지난달 24일을 기준으로 결정했다"며 "방역 차원에서의 접촉자 관리를 좀더 안전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환자의 첫 증상 발현일 하루 전부터 이동동선과 접촉자 관리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입국한 12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부터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둘러 입국금지를 후베이성 외 중국내 다른 지역과 제3국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수동적으로 대응해왔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지금 중국 내에서 가장 환자가 많이 생기는 지역은 후베이성이 맞고, 두 번째로 환자가 제일 많은 데가 광둥성이 한 1000명 조금 넘는 확진 환자가 누적되어 있다"며 "그래서 저희도 계속 입국금지 지역을 좀더 확대하는 것에 대한 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부터 중국의 신규환자 수가 조금은 감소추세를 보이는 그런 측면이 있었고, 그리고 광둥성이 굉장히 광범위한 지역이어서 그 지역 내에서의 어떤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범위라거나 아니면 이게 증가추세인지, 감소추세인지 이런 것들을 좀더 모니터링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견으로 지금 입국금지 조치는 안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모니터링을 하면서 보겠다 라고 지금 방침을 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