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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피살 시위자 아내 "경찰 총에 죽은 것"

등록 2020.08.16 07: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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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제 폭발물 던지다 폭발로 사망" 주장

7일째 계속되는 대선불복 시위로 6천명 체포

[민스크=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6연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나흘째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까지 약 60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들의 모습. 2020.8.13.

[민스크=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6연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나흘째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까지 약 60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들의 모습. 2020.8.13.

[민스크( 벨라루스)=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6연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7일째 이어지면서  사망한 시위대원의 죽음을 두고 경찰과  유족인 아내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시위군중의 분노를 키워가고 있다. 

 시위 중에 숨진 알렉산데르 타라이코프스키(34)의 아내는 경찰이 발표한 것처럼 그가 사제 폭발물을 경찰을 향해 던지려다가 손안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죽었다는 공식 발표를 믿을 수 없으며 경찰의 총에 맞은 것이 분명하다고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게 말했다.

엘레나 게르만은 타라이코프스키의 장례와 매장식이 있기 몇 시간 전에 이 같이 말했으며 이 일로 부정선거와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분노와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타라이코스스키는 지난 주 10일 수도 민스크 거리에서 루카셴코의 6연임 대통령 당선의 공식 집계가 터무니 없는 숫자 조작이라며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가 사망했다.

게르만은 사망한지 나흘 뒤인 14일에야  시체 안치소에서 시신을 보는 것이 허용되었는데,  폭발물을 손에 들고 있었던 시신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슴 부분에 절개했다가 꿰맨 큰 상처 자국이 있었고 여기 저기 멍든 자국이 많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폭발물이 터졌다는데 손과 발은 멍조차도 없이 멀쩡했다"고 그녀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가슴에 경찰 총을 맞은 상처가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당시 AP통신 기자가 촬영한 현장의 동영상에는 타라이코프스키가 피투성이 셔츠를 입은 채 서 있다가 땅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이 들어있었다.   근처에는 여러 명의 경찰이 있었고 그 가운데 일부가 타라이코프스키가 쓰러져있는 곳으로 걸어와서 그를 둘러싸고 서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 동영상에는 왜 그가 쓰러졌으며 셔츠가 왜 피에 젖었는지는 드러나 있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 발표처럼 손에 폭발물을 들고 있다가 그것이 터져서 쓰러졌다는 것을 증명할만한 장면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이에 대한 언급을 거절하고 시위대원 한 명이 손에 든 폭발물이 터져서 사망했다는 처음 주장만 되풀이했다.

[민스크=AP/뉴시스]벨라루스에서 대선 결과 불복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 시위 중이던 한 여성이 시위 진압 경찰관과 다투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에도 "부끄러운 줄 알라" "벨라루스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2020.08.12.

[민스크=AP/뉴시스]벨라루스에서 대선 결과 불복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 시위 중이던 한 여성이 시위 진압 경찰관과 다투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에도 "부끄러운 줄 알라" "벨라루스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2020.08.12.

게르만은 그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벨라루스의 인권단체들과  국제 전문가들이 이 조사를 계속해 줄것을 호소했다.

"나는 분노한다.  그래서 정의의 실현을 원한다.   하지만 몹씨 두렵기도 하다.  지금은 아무런 지원도 없이 홀로 남겨졌으며 혼자 싸워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타라이코프스키의 장례식에는 약 500명이 조문을 하고 관에 든 그의 얼굴을 향해 인사했다.  운구가 시작될 때 수많은 사람들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벨라루스 만세!"를 외쳤다.

타라이코프스키 부부는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면서 열심히 일해왔으며 8월9일 대통령 선거 이전에는 정치에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유명 블로거인 남편이 투옥된 뒤 대신 출마한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의 선거유세에  6만여명이 집결한 것을 본 뒤에 생각이 달라졌고 선거 후 시위에도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티하놉스카야는 현재 정부의 위협을 피해 인접국인 리투아니아로 출국한 상태다.

 "정부가 아무리 인터넷을 봉쇄하고 시위대를 강제해산해도 우린 바보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알 건 다 알고 있다"고 게르만은 말했다.

15일 밤에도 민스크 시내 타라이코프스키가 쓰러져 죽은 거리에는 수 천명의 시위대가 모여서 루케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경찰에게 맞은 타박상과 상처들을 내보였다. 

이 날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민스크의 항의 시위가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되면 요청이 있을 경우 시위진압을 위한 보안 병력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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