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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HPV 백신 남녀 모두에게 필요

등록 2020.10.04 05: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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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가 HPV 백신 접종연령 만 45세까지 확대

tvN '청춘기록'서 남성 HPV 백신 접종 방영

"성별 관계없이 HPV 예방접종 진행해야"

[서울=뉴시스] 15일 방영된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는 남성 출연진들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사진=tvN 드라마 청춘기록 화면 캡쳐). 2020.09.28.

[서울=뉴시스] 15일 방영된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는 남성 출연진들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사진=tvN 드라마 청춘기록 화면 캡쳐). 2020.09.28.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서울에 사는 정모(35·여)씨는 2년마다 한 번씩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을 받고 있다.

정씨는 검진을 받을 때마다 병원에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접종을 권유 받지만 어디선가 성관계를 경험한 20대 이상 여성은 예방접종 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떠올라 망설이고 있다.

정씨는 "예전부터 유일하게 예방접종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성인이 되면 효과도 떨어지고 한 번 이상 맞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냥 정기적인 검진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고 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불리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 Virus) 예방 백신과 관련해서는 유독 속설이 많다. 성경험이 있는 성인이 맞으면 백신 효과가 없다거나, HPV 백신은 여성만 접종하는 백신이라는 설 등이다. 그러나 이는 둘 다 잘못된 얘기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PV는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병원체 중 하나로 지속 감염시 HPV 관련 암인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항문암, 두경부암 등과 생식기 사마귀,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HPV는 주로 감염된 사람과의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우선 성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도 백신을 맞으면 예방 효과가 있다. 지난 7월에는 9가 HPV 백신의 여성 접종연령이 기존 만 9세~27세에서 만 45세 이하까지 확대됐다.

해외에서도 유럽의약청(EMA)은 9가 HPV 백신을 만 9세 이상 남녀 모두 접종이 가능하도록 승인했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18년 9가 백신의 접종 연령을 만 9~26세에서 만 27~45세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HPV 백신은 예방접종 대상자가 여성에 한정돼 있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러나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성별 구분없이 성생활을 하는 남녀 모두가 감염될 수 있다.

최근에는 한 드라마에서 남성이 HPV 백신을 접종하는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방영된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는 박보검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드라마 '청춘기록'에서는 권수현(김진우 역)은 여자친구 조유정(원해나 역)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으라고 하자 당황한다. 권수현은 "자궁이 없는데 어떻게 맞냐"며 반문하지만 여자친구는 "없어도 맞으면 효과 있어, 나한테. 나는 자궁경부암 걸리고 싶지 않아"라고 답한다.

이에 친구인 박보검(사해준 역), 변우석(원해효 역) 몫까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예약하면서, 세 남자주인공이 함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는 장면이 나온다.

남녀 모두 HPV 백신을 접종하면 HPV로 인한 관련 질환 부담이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유럽연합(EU)이 진행한 모델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만 HPV 백신을 맞았을 때보다 남녀 모두 HPV 백신을 접종할 경우 HPV 유병률이 현저히 낮아졌고 남성 HPV 감염이 줄어들면서 여성 HPV 질환도 감소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등 해외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40개국은 폭넓은 HPV 예방 효과를 위해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을 통해 남녀 청소년 모두에게 HPV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만 12세 이하 여아에게만 HPV 백신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신화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성문화가 개방적으로 변하면서 성생활을 시작하는 연령은 점차 낮아지며 젊은 층에서 HPV 감염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HPV 감염은 성별에 상관없기 때문에 남녀 모두 HPV백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청소년 시기부터 남녀 성별에 상관없이 접종해 유의미하게 질환 감소 효과를 확인한 만큼 국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사업도 성별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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