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꼭두 엄마' 김옥랑 기증 특별전…재주 부리고 호위하는 친구들

등록 2024.10.23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립민속박물관, 250점 전시

[서울=뉴시스] 말을 탄 무사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4.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말을 탄 무사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4.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으쌰으쌰" 행진하는 호위무사 꼭두는 망자들을 저승으로 안내한다.

광대와 약공 꼭두는 망자 대신 짐이나 부채, 우산을 들어주거나, 음악과 춤, 재주넘기로 분위기를 띄운다.

호위무사 꼭두는 말이나 호랑이를 타고 다니며 혹시나 있을 위협에 대비한다.

23일 국립민속박물관기획전시실 1에서 개막하는 '꼭두' 기증 특별전에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이 기증한 꼭두 250여 점은 화려한 장식된 상여에 부속물로 그 모양새와 역할이 다양하다.

'꼭두 엄마'로 알려진 김 관장은 20대 때 골동품 가게 한 귀퉁이에 먼지를 뒤집어쓴 상여 장식에 쓰는 목각 인형을 보고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이후 '나의 삶에 그리고 목각 인형에게 새로운 생명을 찾아주자'는 생각으로 전국을 다니며 한두 점씩 인형을 모았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꼭두'라는 제 이름도 찾아줬다. 

김 관장은 50년을 모은 꼭두 1100여 점을 지난해 박물관에 기증했다.
[서울=뉴시스] 재주를 부리는 광대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재주를 부리는 광대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특별전은 기증자의 일생과 꼭두와 상여에 나타난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재조명한다.

정이 많은 한국인은 낯선 이별에도 먼 길 혼자 가야 하는 망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는 영원으로 가는 고단한 길에 미소와 해학이 넘치는 친구인 꼭두를 볼 수 있다. 

갓을 쓴 남자와 동자는 죽음에 이른 망자를 맞아 돌봐주고 시중을 들어주는 시종 꼭두다. 남자와 동자가 함께 서 있다. 남자는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고, 동자의 한쪽 귀를 잡고 있다.

재주를 부리는 광대는 망자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악기를 연주하고, 재주를 부리는 꼭두다. 물구나무서기를 하며 놀이판에서 재주를 부려 망자를 즐겁게 해준다. 
[서울=뉴시스] 악공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악공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꼭두는 망자를 저승까지 호위해주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호랑이를 탄 무사는 망자를 저승으로 안내하고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 호위 꼭두다. 갓을 쓰고 점 문양이 있는 단을 입고 있는 무사는 근엄한 표정으로 호랑이를 타고 있다.

말을 탄 무사도 망자를 저승으로 안내하고 위협으로부터 지켜준다. 갓이나 투구를 쓰고 근엄한 표정으로 말을 타고 있다.
 
[서울=뉴시스] 여자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여자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기증자 김 관장이 청계천 골동품 가게에서 처음 만난 꼭두도 볼 수 있다. 녹의홍상인 연두색 저고리와 다홍색 치마를 입은 여자 꼭두는 쪽머리에 큰 비녀를 꽂았다. 왼손 뚫린 구멍에 꽃을 들고 있었던 듯하다.

박물관은 "요즘 자주 거론되는 '웰-다잉'은 물질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주로 논의한다"며 "전시장에 가득한 다양한 모습의 꼭두 친구들을 보며, 과연 잘 죽는 것, 잘 돌아가는 것의 심오함을 음미하는 시간을 이 전시로 경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2025년 3월3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