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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과도한 기대 금물"…안전성·유통 등 관건

등록 2020.11.1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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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감시해 면역 지속성 등 지켜봐야"

"중증 이상반응 나타나는지도 추적 관찰 필요"

"영하 70도 이하 유통할 콜드체인 구축도 숙제"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에서 90% 효과를 확인했다고 알려진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2020.11.1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에서 90% 효과를 확인했다고 알려진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2020.1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의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중간 평가에서 긍적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3상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아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고, 백신을 시중에 공급하기까지는 유통과 물량 확보 등 난제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2일 의약계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후보물질(BNT162b2)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 백신의 임상시험 참가자는 총 4만 3538명이고 현재까지 3만8955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화이자는 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백신 후보 물질을 접종하고 다른 한쪽에는 가짜 약을 투약해 효과를 평가했다.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참가자 94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한 참가자는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의 90% 이상이 위약을 투여한 환자에게서 나왔다는 뜻이다.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면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백신의 감염률이위약 대비 50% 이하라면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 백신은 이 팬데믹을 국내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 끝내는 데 매우 중요한 도구"라며 "이런 잠재력이 있는 백신과 공중보건 조치의 결합은 우리를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 백신이 임상시험 3상에 진입한지 2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효과가 완벽히 검증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이 끝나고 과학자들이 분석을 해서 효과를 평가하는데 코로나19가 워낙 초미의 관심사다보니 사람에게 접종하고 2개월이 채 안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며 "먹구름 속에서 한줄기 서광이 비친 격이긴 하지만 섣불리 코로나19 상황이 다 끝난 것처럼 속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90% 이상의 효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3개월, 6개월 이상 추적 감시를 해서 면역의 지속성이 얼마나 되는지, 다양한 연령과 인종에서 효과가 있는지, 감염 뿐만 아니라 폐렴·입원·사망도 예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화이자의 백신이 기존의 생백신이나 사백신이 아닌 새로운 유전자 기술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충분한지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화이자는 현재까지 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드문 확률의 중증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는 추가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1990년대에도 로타바이러스 백신인 로타실드가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허가를 받았지만 장중첩증의 부작용이 발견돼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가 있다.

김 교수는 "백신을 허가받고 나서도 시판후 부작용감시(post marketing surveillance)라는 중증이상반응 감시를 해야 한다"며 "중증 마비와 같은 이상반응은 10만명 중에 한 명 가량 나올 정도로 드물어서 4만4000명을 시험한다고 해서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신의 유통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화이자의 백신은 mRNA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일반 독감 백신(영상 2~8도 보관)과 달리 영하 70도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 보관 기간도 매우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의료 시스템으로는 이같은 형태의 백신을 유통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화이자가 비교적 낮은 가격에 백신을 출시하더라도 저온 유통 체계(콜드체인) 구축 등에 더 큰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독감 백신은 2~8도 사이에서 냉장 보관한 것으로 배송하게 돼 있으니까 비교적 문제가 될 소지가 적지만 적정 온도가 -20도 이하인 경우에는 유통이 훨씬 까다롭다"며 "만약 백신을 -70도 이하에서 유통해야한다면 드라이 아이스 상에서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부피가 커지고 의료기관에서는 초저온 냉동고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만약 (적정 온도가 -70도인)화이자의 백신이 가장 먼저 나와서 전 세계에 공급되게 된다면 까다로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초저온 냉동고가 갖춰진 의료기관은 많지 않다. 투자도 상당히 필요하고 배송 관리도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이자는 11월 셋째주 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안에 1500만~2000만명 분의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백신이 미국에서 승인을 받더라도 국내에서 당장 접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방역 당국은 효과성과 안전성을 완벽하게 검증하고 콜드체인을 구축하려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화이자 같은 경우는 임상시험 대상이 4만3000여 명 정도 된다"며 "부작용이 어떤 것은 10만 명 또는 100만 명 중 1명 꼴로 나타날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50만 또는 100만 명 이상이 접종을 하게 되면 완전히 완료된 후에 부작용까지 보고 진행하는 것도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제기구를 통해 백신을 확보하고, 부작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국내 전문가들과 접종전략을 치밀하게 수정·보완하면서 콜드체인도 챙기고 하면 아무래도 내년 2분기 이후 시점에 확보가 되고 어느 정도 (접종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실무적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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