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쪼개기 점심' 행렬…5명 왔다가 출입 거부도
4인 위주 테이블 구성…좌석 일렬 배치
출입문 '4인 초과 출입 불가' 붙인 곳도
다른 식당 나눠 이동…포장 음식도 선호
단체 출입 거부 사례도…"확진 시 피해"
일부는 5인 이상 밀집…식당, 편의점 등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시작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직원이 도시락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0.12.23. [email protected]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은 매장 테이블 구성을 4인 위주로 변경했다. 좌석을 일렬로 배치해 식사 중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을 마련한 음식점들도 있었다.
식당 출입구에 '4인 초과 시 매장에 출입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써 붙인 곳도 등장했다. 보통 무리를 지어 식사하던 직장인들도 강화 조치에 맞춰 최대 4인 단위로 무리를 나눠 이동하는 등 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 대신 포장음식을 택한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 음식을 포장해 사무실로 들어가거나 배달음식을 수령하는 모습 등도 다수 나타났다.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여성은 "지금까지는 동료들과 같이 점심을 먹으러 다녔었는데, 아예 나오기 전부터 메뉴를 정해 나눠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직장을 다니는 40대 남성은 "보통은 팀원들과 함께 밥을 먹곤 했는데 5인 이상 조치가 있기도 해서 근처에서 음식을 포장해 왔다"며 "당분간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은 자제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수도권에서 5명 이상의 모든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특별방역 조치가 시행되는 23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에서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방문 포장 판매만 한다‘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2020.12.23. [email protected]
일부 음식점은 일정 기간 문을 닫겠다고도 했다. 중구의 한 한식당 주인은 "내일부터 3일간 휴무할 예정이다. 사람이 지금보다 더 오지 않을 텐데 인건비라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단체로 식당을 찾았다가 출입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목격됐다. 한 일식당에선 5명 일행이 발길을 돌렸고, 다른 한식당에서도 주인이 완곡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가 있었다.
영등포구 한 식당 주인은 "5명 손님이 왔기에 아예 받지 못한다고 말씀드렸다. 잘못했다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피해를 받지 않겠나"라며 "손님을 적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매출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은 된다"고 했다.
반면 일부 식당에서는 5인 이상 밀집해 식사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종로구의 한 뷔페식 식당에서는 대인 간격이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남녀 5명이 한 테이블에서 함께 밥을 먹기도 했다.
식당 이외의 장소에서 5인 이상 담소하는 모습 등이 다수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 한 편의점 주변에서는 직장인 9명 무리가 6명, 3명 단위로 나눠 커피 등을 들고 소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이날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실내·외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서울시의 경우 실내·외를 불문하고 동일 장소, 동일 목적 모임을 금지하는 방침을 세웠다.
적용 대상은 수도권 전 지역 거주자와 방문자들이다. 수도권 주민들은 다른 지역 5인 이상 모임·행사에 참여도 금지된다. 다만 가족 등 주민등록표상 거주지가 같거나 공적 업무수행, 경영활동 등 불가피한 경우는 50명 수준에서 허용된다.
위반 시에는 사업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과태료와 함께 행정조치도 이뤄질 수 있다. 행정명령 위반으로 확진자 발생이 확인되면 벌칙규정에 따른 고발, 치료 등 비용에 대해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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