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스타'는 필요없다…지금 배구계에 필요한 메시지
학교폭력 폭로 '미투' 양상…프로배구 승부조작 이후 최대 위기
[인천=뉴시스]이윤청 기자 =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프로배구 올스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이 경기 전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1.01.26. [email protected]
V-리그가 학교폭력(학폭) 파문에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0일 한 포털사이트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중학교 시절 총 4명의 피해자가 존재한다면서 가해자가 했던 21가지 행동들을 낱낱이 공개했다.
불과 하루도 안 돼 가해자는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두 선수는 자신들의 폭력 행위를 시인하면서 개인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남겼다.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사흘 뒤에는 남자부 OK금융그룹 송명근가 심경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고교시절 벌인 악행들이 인터넷을 통해 폭로됐다. 이번에도 사과는 만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학교 폭력을 인정한 송명근과 심경섭을 남은 시즌 제외하기로 했다.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드러난 가해자는 총 4명. 이들이 끝이 아닌 시작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배구계 전체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 한 여자 선수를 겨냥한 새로운 폭로글이 등장했다.
구단 사무국장들 사이에서는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전력은 선수단 자체 조사를 진행해 '가해자가 없다'는 자체 결론을 내렸다.
구단의 징계와 별개로 프로배구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적극 나서야 한다. 아마추어 시절 벌어진 일이라고 손을 놓는 수준의 범주는 이미 벗어났다. 타 종목의 전례가 없다면 이참에 앞장서서 만들면 된다.
무엇보다 KOVO에게는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학창 시절 문제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지금의 유소년들에게 전할 의무가 있다.
큰 불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작은 불씨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KOVO는 16일 사무총장 주관 비상대책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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