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차기 대선전 본격 돌입…예비경선 레이스 준비 시동
'경선 연기' 불붙는 與, 대선기획단 중순 발족 예정
일정·룰 변경 논의…주자들 출마선언 시기 안 정해
'이준석 체제' 野 국힘, 8월 경선 계획…아직은 여유
윤석열 입당 관심…안철수·홍준표 합류 숙제 풀어야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0. [email protected]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 독주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의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 입장 정리가 먼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타난 이준석 돌풍 등과 맞물려 여권에서도 흥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집단면역 시기에 맞춰 경선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연기론이 힘을 받고 있어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최문순 강원지사, 김두관·이광재 의원 등 추격 주자들이 연기론에 가세했고,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물밑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헌상 민주당은 차기 대선일 180일 전에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 위해 이달 중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다음달 예비경선 일정에 돌입해야 한다.
단,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가 달리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논의 여지가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이 지사 쪽은 반발을 표면화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0일 관련해 "원래 정치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그 신뢰는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데서 온다"며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특히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도록 하는 게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계 이규민 의원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던 근본적인 원인은 행위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원칙을 뒤로한 데 있다"며 "그런데 지금 다시금 원칙을 훼손해가며 대선 경선을 연기하자는 것인가? 그것은 어리석은 실수를 또다시 반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기획단장으로 염두에 뒀던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돼 자진 탈당 요구를 받고 있어서다.
지도부 관계자는 뉴시스에 "우 의원이 유력한 후보군 중 한 사람이었지만 송 대표가 다른 분들도 계속 만나며 물색하고 있다"며 "최종 후보가 언제쯤 결정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유동적이어도 그렇게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 대표는 대선기획단을 통해 경선 일정·룰 변경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송 대표는 경선 연기와 관련해 대선주자들 간에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오는 21일이 대선 예비경선 후보 등록일로 알려져 있지만 현행 당헌상 후보 확정 마지노선(9월9일)을 기준으로 역산한 것에 불과하다. 이에 주자들도 공식 출마선언 시기를 못박지 않은 상황이다.
이 지사가 원칙론을 굳게 고수하고 있지만 연기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는 대승적 결단을 통해 호감도 상승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체제'가 출범하면서 사실상 대선 모드로 들어갔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자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1. [email protected]
'자강론'을 앞세운 이 대표는 당 쇄신 작업부터 들어갈 계획으로, 곧바로 '경선 플랫폼'을 오픈하고 외부 인사들을 받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생각하고 있는 경선 시점은 8월 중순이나 8월 말 정도다.
특히 이 대표가 '공정 경선'을 원칙으로 세우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주자라 할지라도 '특별대우'는 없을 거라 수차례 못박은 만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면 7월 말~8월 초에는 입당해야 한다. 이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들 중 누가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고 들어와 경선 채비에 들어갈지가 관심사다. 이들 세 사람은 이 대표의 리더십과 당의 쇄신 방향을 지켜보면서 입당 여부나 자신에게 최적의 입당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최근 공식 행보를 시작한데다 고위공직자수사처의 수사가 시작된 터라 국민의힘 입당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가 생각보다 쉽게 풀릴 가능성이 있다"라며 "공수처 수사가 시작되면 조직적으로 방어를 해줄 수 있는 둥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윤 전 총장이 대선을 치를 만한 캠프를 꾸리지 않고 5명 이하의 소규모 조직만 구성한 것도 국민의힘 입당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입당은 일사천리로 이뤄질 거라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대권주자들이 들어올 기반을 닦으면서 4·7재보궐선거 직후 국민의당과 약속한 합당 문제를 놓고 안철수 대표와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대표와 안 대표간의 관계다. 두 사람은 개인적 '구원(舊怨)'부터 정당 간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어 합당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안 대표도 현재로선 국민적 관심이 국민의힘에 쏠려 있어 제3지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낮아 합당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 직후 상계동 회동을 제안했고 안 대표도 화답해 이 자리가 합당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당 밖에 있는 또 다른 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이 대표가 홍 의원 복당에 반대하지 않고 있어 홍 의원이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겠지만, 초선 의원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이들을 설득시키는 과정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지도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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