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불장'…지방 집값마저 다시 '꿈틀'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맷값 4억1902만원…역대 최대
수도권 아파트값 9년 만에 최고 수준 상승…"2주 연속 껑충"
"규제 완화 기대감"…서울→수도권→지방 집값 상승 도미노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2021.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장'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의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또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수도권 지역에선 집값 '키 맞추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또 새로운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난이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집값 급등까지 겹치고,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비규제지역 위주로 진입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최근 집값이 하락한 지역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수도권은 물론 5대 광역시 등 지방에서도 집값이 크게 오르며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서울 집값 상승이 수도권 거쳐 광역시 등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 4억1902만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후 서울·수도권의 전세 품귀 현상으로 전셋값이 뛰자, 전세 수요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서면서 집값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폭이 2·4 공급 대책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며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수도권 아파트값도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셋째 주(지난 2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값이 0.27% 상승했다. 이는 2·4 공급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2월 둘째 주(8일 기준) 상승률과 같은 수치이자, 지난주(0.26%)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또 수도권이 역대 최대 상승률 0.35%를 기록했다. 지난주 0.34% 올라 최대 상승 폭을 경신한 데 이어 이번 주 상승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이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은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세(0.12%)를 유지했고, 경기도는 0.43%에서 0.44%로 상승 폭이 커졌다. 경기도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 5월 넷째 주(24일 기준) 0.32% 상승한 뒤 4주 연속(0.36%→0.39%→0.43%→0.44%)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방에선 제주(0.63%)와 부산(0.30%), 충남(0.29%), 충북(0.24%), 광주(0.18%), 대전(0.18%), 울산(0.18%) 등이 상승했고, 세종(-0.02%)은 하락했다.
[서울=뉴시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7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는 등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금리수준전망지수도 124로 전월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실제 부산과 대구 등 5대 광역시의 올해 아파트 3.3㎡당 평균 매맷값 상승 폭이 지난해보다 커졌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5대 광역시는 지난해 12월 1.93% 상승을 기록한 뒤 상승세가 완화돼 지난 4월 0.73% 상승했다. 이어 지난 5월 다시 0.81%를 기록해 주춤하던 상승세가 다시 회복했다. 5대 광역시 가운데 부산이 가장 높은 0.96%의 상승을 기록했고, 이어 대구(0.84%)와 대전(0.81%)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반등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133.8로 전월(128.4) 대비 5.4p(포인트)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른 지난해 11월(141.1) 이후 꾸준히 하락하다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한 지수다. 심리지수가 95 미만은 하강 국면,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 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전국 부동산 시장의 기준지표인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상승하면서 광역시 등 지방으로 번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한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전세난에 밀려 중저가 주택 구매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아파트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다.
또 집값 상승기에 서울과 수도권 대비 집값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부동산 규제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증가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3100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도 불안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의 극심한 전세난으로 임대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비규제지역에 투자 수요까지 몰리며 전국 단위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규제 완화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실수요층이 원하는 지역과 시기에 맞게 공급 총량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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