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유족 "바이든, 기밀공개 안해…추모행사 오지마"
[섕스빌=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9.11테러 19주기인 1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섕스빌에서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0.9.12.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1800명에 가까운 9·11테러 유족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추모 행사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NBC방송과 CNBC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족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추모행사 참석을 반대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9·11 테러 관련 기밀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기밀문건을 공개하지 않는 한 뉴욕과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에서 열리는 9·11테러 20주년 추모 행사에 불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보다 투명해지고 가능한 많은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자신들의 편지와 정보공개 요청 등을 무시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9·11테러 계획을 알고 있었음에도 막으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2004년 9·11테러 관련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리들이 이 테러를 지지한다는 많은 증거가 발견됐다. 그런데 법무부와 FBI는 여러 행정부를 통해 이 정보를 비밀에 부치고 9·11테러에 대한 모든 진실을 미국 국민들이 알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테러 당시 아버지 브루스를 잃은 브렛 이글슨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20년 동안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에 관한 정보를 비밀리에 보관하기로 했다는 사실에 지치고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글슨은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9·11테러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9·11테러와 관련해 '문제적 동맹국'이었다는 것은 밝혀냈지만 정부 지도자들이 테러에 연루된 증거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위원회 위원들은 사우디 정부가 알카에다의 테러계획을 알면서도 묵인했다거나 지지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인식 부족과 알카에다에 대한 감독 실패가 테러가 발생하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NBC방송은 정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법무부가 관련 문서 공개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검토 대상에는 국가 기밀이나 법집행 특권 등 기밀 유지의 근거로 거론된 문서도 포함될 예정이다.다만 이 소식통은 "빠른 검토를 목표로 하지만 20주년 추모행사 전에는 완료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글슨은 이에 대해 "검토 약속은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는 20주년 행사 전에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받길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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