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화, 신뢰 한갓 말장난"…대남 단절 조치 실행할까
北, 대결의 길 언급…"우리도 그에 맞는 결심"
"적대 행위 대가…해야 할 일 중단 없이 진행"
대립 국면 전개 소지…당분간 소통 단절 전망
조평통, 금강산관광국 폐기 등 실행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지난 6월30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같은 달 2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갈무리) 2021.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명의 담화에는 한미 연합훈련 비난과 더불어 남한을 향한 선명한 입장 표명과 행동 예고가 담겼다.
먼저 김 부장은 "남조선 당국은 이번에 변명할 여지없이 자기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외워 온 평화와 신뢰라는 것이 한갓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 보였다"고 했다.
또 연합훈련을 '대결의 길'로 언급하고 "우리도 이제는 그에 맞는 더 명백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엄청난 안보 위기", "우리의 선의에 적대 행위로 답한 대가" 등을 언급했다.
나아가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 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대남 경색 기조와 함께 특정한 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한 지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담화는 전날(10일)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 명의 담화를 재확인하는 형태로 제시됐다. 김 부부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위선'으로 평가하고 우리 정부를 향해 "배신적 처사"라는 비난을 했다.
향후 북한 행보는 대화보다는 대립 쪽을 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대화, 남북 협력 추진에 대한 애로 전망과 함께 당분간 소통 단절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서울=뉴시스]지난달 30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같은 달 24~27일 평양에서 1차 군 지휘관, 정치 간부 강습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2021.07.30 *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 김 부부장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정리, 금강산국제관광국 폐지,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했다. 실행 시 복원이 어려운 지점으로 남북 관계가 후퇴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는 조치들이다.
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 후 남북 통신연락선이 일제히 멈추는 등 그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통일부, 군 차원 통신선은 전날 오후부터 현재까지 불통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담화 주체인 김 부장이 통일전선부장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향후 북한이 3월15일 담화에서 언급한 대남 조치를 실행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그는 "조평통은 이미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고 금강산 건물 폭파와 군사합의 파기까지도 갈 수 있다"며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미중 관계를 북한이 어떻게 인식, 평가하고 이용하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교수는 "연락 채널 가동 중단이 1단계 행동 조치라면 2단계는 미사일 시험발사 등 긴장을 단계적으로 고조시키는 것과 함께 기예고한 대남 부서 폐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서울=뉴시스]지난달 27일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서울사무실에서 우리 측 연락대표가 유선으로 북한 측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영상 갈무리) 2021.07.27
당분간 북미, 남북 교착 소지가 커진 가운데 미중 경쟁과 맞물린 정세 변동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북중 접점 확대 기조 속에서 다자 접근 쪽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견해 등이 오르내린다.
그간 중국은 여러 차례 한반도 문제 관여 의지를 표현해 왔다. 지난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례적으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쌍궤병행(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협상 병행 추진) 구상과 단계적, 동시적 접근 원칙에 따라 한반도 문제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았으면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싱 대사는 최근 대북 상황과 관련해 "남북 관계는 개선해야 한다. 서로 같은 민족인데 좋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복잡한 시기에 서로 다들 노력해서 한반도 평화 화해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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