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전투복 입은 탈레반…韓 범부처 단속에도 '유출'
아프간 탈레반, 한국 전투복 입고 활동
현행법 상 군복 유출 행위는 처벌 대상
국방부, 환경부, 관세청 등 단속반 결성
[쿤두즈=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의 한 검문소에서 탈레반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최근 몇 주 동안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누비며 주요 대도시들을 공격해 쿤두즈 등 5곳을 점령하며 아프간 정부군을 밀어내고 있다. 2021.08.10.
영국 BBC, 프랑스 르피가로, 독일 슈피겔 등 외신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현황을 보도하는 가운데 탈레반 대원 중 일부가 한국군 전투복을 입고 행군을 하거나 소총 등 총기를 휴대한 사진을 보도했다.
이들이 착용한 군복은 우리 군이 1990년부터 2014년경까지 사용했던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이다. 야전상의에 병장 계급장이 있고 일부 사진에서는 우리 군 육군 부대 마크도 포착됐다. 한국어로 된 명찰도 눈에 띄었다. 탈레반 대원들은 한국군 계급장과 명찰을 떼지 않은 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복 유출은 그 자체가 불법이다.
현행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8조는 '누구든지 군복이나 군용장구를 착용 또는 사용할 수 없는 자를 위하여 이를 제조·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소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카불=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전사들이 15일 저녁 수도 카불 도심에 진입한 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국외 탈주해버린 대통령궁을 점령해 승리자 위세를 보이고 있다. 2021. 8. 16.
이 법을 어기고 군복을 제조·판매하거나 그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단순 착용이나 사용한 경우에도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
이런 규정에도 군복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했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이 군복 유출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3월 범부처 단속반을 결성하고도 군복 유출을 제어하지 못했다. 단속반에는 국방부, 환경부, 경찰청, 관세청이 참여했다.
[가즈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탈레반 전사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가즈니 주지사 관저에서 탈레반기를 게양하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8.17.
정부 당국은 예비군훈련 최종 이수 후 의류수거함에 원형대로 버려서 유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한국의류섬유재활용협회와 ㈜기석무역 등은 의류 수거 때 군복이 발견되면 즉시 국방부 조사본부에 알리고 국방부는 의류수거업체를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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