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벤저민 레이
[서울=뉴시스] 벤저민 레이 (사진=갈무리 제공) 2021.12.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벤저민 레이(1682~1759)는 178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노예제 반대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 2세대의 시기를 앞서서 노예제에 대한 비판을 형성했다. 그는 노예제에 반대하는 맹렬하고도 논쟁적 내용을 담은 '무고한 이를 속박해두는 모든 노예 소유자, 배교자들'을 썼고 벤저민 프랭클린이 1738년 이를 출판했다.
그는 사람을 노예로 속박하는 일은 기독교의 근본 원리를 위반한다고 주장했고 대중 앞에서 붉은 미국자리공 열매의 즙으로 가득 찬 동물 방광 주머니를 칼로 찔러 "주님께서는 동포를 노예로 삼은 자들이 피를 흘리게 하리라"고 외치는 게릴라 연극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동굴에 살며 스스로 옷을 만들어 입었고 억압된 사람들이 강제로 동원돼 생산한 어떠한 상품도 소비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또한 동물권을 옹호했으며 '비건'이란 말이 세상에 등장하기 200여 년 전에 채식주의를 실천했다.
그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믿었고, 실제로 예배 중에 성별에 따른 인위적 구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성 신도 구역에 앉으면서 퀘이커의 성별 위계를 파괴했다.
책 '벤저민 레이'(갈무리)는 대서양 노예무역상들의 해상 대학살을 고발한 최초 인물로서, 계급의식, 인종의식, 성별의식, 환경의식을 통합한 혁명적 세계관을 가진 벤저민 레이의 일대기다.
이 책의 저자인 미국역사가 마커스 레디커는 벤저민 레이의 책과 삶의 궤적을 좇으며 발견한 것은 신장 120㎝의 작은 거인 벤저민 레이가 시대를 앞서간 사상가였다는 점이다. 그는 1968년 혁명에서 비로소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고 여겨져 온 다양한 사회적 쟁점들에 관해 이미 18세기에 종합적으로 사고한 인물이었다.
실제로 벤저민 레이의 신념, 요구, 저항은 퀘이커교가 내부에서 노예제도를 폐지한 최초의 집단이 될 수 있게 이끌었다. 퀘이커교에서는 1776년 노예를 소유한 사람은 퀘이커교도가 될 수 없다고 공언했고, 여기에는 18세기 초부터 지속한 그의 반노예제 투쟁이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한국은 물론 영국과 미국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역사는 노예를 소유하며 그들로부터 이익을 취한 토머스 제퍼슨과 같은 인물을 위인으로 기록하면서, 벤저민 레이는 기억하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벤저민 레이의 귀환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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