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전문가 진단]④차두현 "키예프 내줘도 침공 길어지면 우크라에 유리"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인터뷰
"우크라, 나토 회원국 쪽으로 전선 옮기면 유리"
"비난 개의치 않는 푸틴, 민간인 희생 위험 커"
"김정은·시진핑에게 좋지 않은 교훈 줄수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2020년 7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부방 모임 '금시쪼문'에 강사로 참석해 '남북관계와 북한 바로알기'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0.07.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이 길어질수록 저항 전선이 우크라이나 국경 서쪽 나토 회원국 부근으로 이동하면서 결국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한 상황이 온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9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예프를 내준다고 해도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이 맞닿아 있는 서쪽 국경으로 저항 전선을 옮길수록 러시아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차 위원은 "우크라이나 서쪽 국경에 있는 동유럽 나토 회원국을 건드리면 정말 전쟁이 날 수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면서 "나토 회원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수송로의 방해를 받지 않고 무기 지원을 하는 등 국제적으로 침략 당한 쪽에 대한 원조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 수준에서 나온 예측이다. 갈등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제 사회 비난을 의식하지 않는 푸틴이 군사적 항복을 받기 위해 민간의 희생도 개의치 않을 위험도 크다"며 "푸틴이 핵 위협하는 거 보면 매우 조급하다는 건데, 민간인 피해 위험도 그만큼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지시간으로 28일 아침 벨라루스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단 회담에 대해서는 "정치적 항복 등 푸틴이 원하는 쪽으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이미 국제적 비난을 받고 망신 당한 푸틴이 더 깊숙하게 침공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입장에서 괴뢰정권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타협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차두현 위원은 "스위프트 차단한다고 나섰는데, 러시아 개인들의 외환 거래도 타격받게 된다. 하지만 푸틴에겐 별 효과 없을 것이다. 만약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반푸틴 시위가 일어난다고 해도, 푸틴 입장에선 진압하면 그만이다"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당장 김정은이 미사일을 쏘지 않았나. 당분간 세계적 관심이나 미국의 군사 배치가 유럽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김정은이나 시진핑에게는 좋지 않은 교훈을 줄 수 있다. 바이든이나 서구 세계가 침공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면 당장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발사한 것처럼 강경책이 협상에 유리하다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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