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전문가 분석]⑤정재원 "퇴로 없는 푸틴...러, 마지막 발악할 것"
정재원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궁지몰린 푸틴…무차별 공격 우려
러시아 지배집단 내 갈등 조짐도
"일주일 고비…마지막 발악 예상"
외교적 협상 통한 해결 '회의적'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구급대원들이 거주 지역 포격으로 부상한 남성을 급히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2022.03.02.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상륙하는 등 침공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한층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재원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2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러시아의 공습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푸틴이 젤렌스키 제거를 목표로 더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교수는 "러시아는 사실 지금까지 대규모 폭격 등 초토화 작전을 쓰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도 의아해한다. 체첸 전쟁 때 실패했던 방식처럼 무식하게 탱크로 밀고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러시아가 아직 전면전을 펼치고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제사회의 압박과 러시아 지배집단 내부의 후폭풍을 원인으로 꼽았다.
정 교수는 "러시아는 지금 교착상태에 빠졌다. 일반 시민들의 반전 분위기뿐만 아니라 소위 지배집단 내에서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게 푸틴에게는 더 큰 문제"라며 "가장 가까운 주변인들 중에는 아직 많지 않지만 지배 동맹이라 할 수 있는 대표 재벌 두 명이 공개적으로 전쟁 반대 의사를 밝혔다. 문화 예술 인사들을 비롯해 공산당 소속의 의원 3명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전이 길어질수록 러시아에 불리하기 때문에 공격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정 교수는 "교전이 길어질수록 협상을 해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러시아는 원하는 내용을 못 얻게 된다. 우리나라도 한국 전쟁 당시 회담 중에 더 격렬한 영토 싸움이 있었듯 협상력 극대화를 위해서든 젤렌스키 제거의 목표를 위해서든 공격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푸틴 입장에서는 퇴로가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자존심이 완전 끝까지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각종 경제 제재가 즉각적으로 러시아 경제에 신호로 나타나고 있는 등 총체적으로 이제 정말 결정의 순간이 왔다. 일주일 정도가 고비인데 이 시기에 어떤 형태로든 결판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러시아가 정말 마지막 발악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인 방식으로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어떻게든 전복시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초토화를 하든 포위를 하든 장기적으로 포위시켜 식량난을 만들든 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외교적 협상을 통한 해결에는 회의적이었다.
정 교수는 "외교적 해결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싸움은) 쌍방의 영토 싸움 같은 게 아니다. 평등한 관계에서 협상이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힘든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어 "러시아의 요구는 대놓고 더 커지고 있다. 나토 가입 반대, 돈바스 지역 안정, 크림반도 인정에서 나아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탈나치화, 탈군사화, 핵까지도 개발하려 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크게 달고 나왔다"며 "이 요구를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재원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사진=본인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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