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6,7월에도 5%대 물가 오름세 지속"(종합)
"억눌렸던 수요측 압력 커질 듯"
[서울=뉴시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통계학회-한국은행 공동 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11.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은행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본관 대회의실에서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승헌 부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부총재는 "국제유가와 국제식량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중장기 물가안정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5.4%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물가가 5%대를 기록한 데 대해 에너지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식량가격 상승 영향으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가격은 두바이유 가격 기준으로 지난달 배럴당 108.3 달러로 4월(102.7 달러)보다 높아졌다.
특히 거리두기 해제, 확진자수 급감 등으로 대면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외식, 축산물 등 관련 품목의 물가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사료용 곡물가격 상승, 외식수요 확대 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전월대비 23.3% 급등했다.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 외식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5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3.3%로 전달(3.1%) 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서 에너지 기여도가 1.80%포인트, 식료품(0.96%포인트), 외식(0.94%포인트) 등으로 전체 물가의 68.5%를 기여한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월 4.1%, 3월 5.0%, 4월 5.7%, 5월 6.7%로 올랐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광범위한 물가상승압력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2009년 4월(4.2%)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3.4%를 기록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공급 및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수입 부분 금지, 중국 내 봉쇄조치 완화, 주요 산유국의 증산규모 확대 등으로 향후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곡물 등 세계 식량 가격은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팬데믹 기간중 억눌렸던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수요측 압력이 커지면서 국내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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