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물류' 합병하는 오뚜기…해외 사업에 올인한다
오뚜기라면지주 합병 통해 상호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해소 예상
지배구조 개편 완료후 베트남·동남아 라면 시장 확대 본격화 전망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오뚜기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 합병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함영준→오뚜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현재보다 더 단순해지고 명확해진다.
오뚜기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핵심 원재료의 안정적 조달과 공급망의 효율적 관리를 도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체 사업 매출 대비 10%가 안되는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한 행보에도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2017년 오뚜기삼화식품, 2018년 상미식품지주·풍림피앤피지주, 2020년 오뚜기제유지주·오뚜기에스에프지주 등을 흡수 합병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함영준 회장이 상속세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함 회장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오뚜기 지분을 오뚜기라면지주에 매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2017년 이후 함 회장은 매년 3월 기준으로 오뚜기 주식을 매각해 상속세를 마련했다. 올해 3월28일에는 오뚜기 주식 7만3000주를 오뚜기라면지주에 386억3160만원을 받고 매각하며 15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완납했다.
함 회장의 이 지분 매각으로 오뚜기와 오뚜기라면지주는 상호출자 관계가 됐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번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오뚜기 지분 23.74%를 보유한 함 회장이 오뚜기를 지배하는 식으로 지배구조가 변경되는 것이다.
오뚜기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사업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 함 회장을 비롯해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방침에 따라 국내 사업 확대는 물론 해외 사업 비중도 한층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사업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도 본격화한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 상반기에 프리미엄 전략을 활용한 신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신제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오뚜기 고급화 전략의 선봉은 지난 2019년 론칭한 프리미엄 HMR 브랜드 오즈키친이 맡는다. 오뚜기는 오즈키친을 통해 밥류와 면류, 스프류, 튀김류 등 맛과 품질을 앞세운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냉동피자 매출 확대에도 나선다. 오뚜기는 지난해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를 위해 '크러스트 피자' 3종을 출시했고, 올해는 '화덕 스타일 피자 2종을 선보였다. 오뚜기는 해당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해외 사업은 베트남과 동남아 시장 확대를 본격적으로 노린다.
오뚜기는 미국,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 전세계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은 10%가 되지 않는다.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각각 27%, 60% 수준인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오뚜기의 해외사업 확대는 함 회장의 숙원이나 마찬가지다. 오뚜기는 지난 2007년 해외 매출 비중 5%를 기록한 이후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보였다. 함 회장은 지난해 황성만 대표이사를 영입해 직접 해외사업 확대라는 특명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된 이후 오뚜기는 2018년 준공한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베트남, 동남아, 중국 등을 공략하고 이후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서 마케팅을 강화하며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오뚜기라면지주와 합병을 완료하면 상호출자 관계 해소는 물론 오뚜기라면을 자회사로 둘 수 있어 일감 몰아주기 논란까지 피할 수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라면 해외 사업을 키우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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