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상 첫 전국 경찰서장 회의…지휘부 만류에도 경찰국 논의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회의 개최
윤희근 후보자, 이메일로 "숙고해달라" 전해
김광호 "국민 눈높이서 숙고해달라" 당부
전국 총경 약 600명 중 400명 이상이 공감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강오 전국경찰직장연합협의회 연합준비위원회 사무국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열린 행안부 경찰국 설치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을 놓고 일선 경찰서장급 간부인 총경들이 23일 한자리에 모인다. 총경급 간부들이 특정 주제로 전체 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 총경급 간부들은 이날 오후 2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경찰에서 총경급은 주로 일선 서장으로 경찰조직을 아우르는 위치에 있다. 때문에 이들의 결집은 지금까지 경찰국 논란을 둘러싼 일선 경찰관들의 집단행동과는 파장의 수준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윤석열 정부 들어 발탁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등 지휘부로서는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자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은 연이어 회의를 만류하고 나선 상태다.
윤 후보자는 지난 21일 전국 총경급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금은 대우조선해양 상황, 코로나19 재확산, 수사권 조정에 따른 책임수사역량 향상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많은 국민들이 경찰이 내부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며 본연의 역할에 소홀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성과 취지를 떠나 여러분의 순수한 뜻이 퇴색되고 왜곡될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눈에 비친 스스로의 위치와 직분을 생각하며, 신중한 판단과 실행이 요구됨을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자에 이어 전날인 22일에는 김 청장이 총경급 간부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회의 참여를 숙고해달라고 했다.
김 청장은 "본연의 업무에 작은 차질이라도 생긴다면 경찰 중립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여러분의 진정어린 뜻이 국민께 왜곡돼 전달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한 길과 방향이 무엇인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하고 숙고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전국 총경 약 600명 가운데 400명 이상이 회의 개최에 공감한다는 뜻을 나타낸 만큼 회의가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 이번 회의를 제안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은 "회의는 예정대로 개최할 예정"이라며 "다만 참석 인원은 취합하지 않아 규모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총경들이 대외적으로 경찰국 신설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경우, 새 정부에서 꾸려진 경찰 지휘부의 리더십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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