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의총서 새 비대위 구성 후 사의 표명 …"새 비대위 구성되면 거취 분명히"
'새 비대위' 추인에…수습직후 사퇴로
權, 가처분 인용에 강한 사퇴론 직면
權 "새 비대위 뿐…최고위 복귀 불가"
당 "새 원내대표는 비대위 못들어가"
초·재선, '權사퇴촉구' 입장 강력비판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당 혼란상 수습과 즉시 사퇴를 동시에 요구받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의원총회에서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나면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추석 연휴 전 비대위 구성과 동시에 사퇴할 뜻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시 사퇴가 필요한 '최고위원회의 복귀'가 아닌 '비대위 재구성'이 당론으로 채택되면서, 권 원내대표 사퇴 시점도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비공개 토론 과정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된 경우'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당헌 96조1항 개정안을 추인했는데, 개정 당헌에 입각한 새 비대위 구성이 끝나면 곧바로 직을 내려놓을 뜻을 의원들에게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자 사건' 후폭풍으로 당대표 직무대행에서 물러났던 권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당 내외의 강력한 원내대표직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새 원내대표 즉시 선출' 주장은 비대위 유지에 반발하는 일부 중진 그룹을 중심으로 제기됐는데, 이와 반대로 비대위에 힘을 실은 주류 측에서도 권 원내대표가 직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는 없다고 봤다.
법원 결정 다음날인 27일 의원총회에서 권 원내대표 거취 논의가 결의 내용에 포함되면서 재신임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고, 이날 권 원내대표가 추가 입장을 내면서 마지막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권 원내대표 역시 연이은 리더십 위기 속에서 사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으나, 자신이 사퇴할 경우 비대위 전환 작업이 어렵다고 보고 시기를 특정해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새 비대위 출범 말고 어떤 대안이 있나. 비대위 출범 이전의 최고위 체제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며 "가장 현실적 대안과 신속한 방식을 고민해주십사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최고위 복귀는 당헌상 불가능하며, 비대위원장 사고 상황에서 자신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비대위 전환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취지다. 수석대변인 공식 입장도 이같은 취지로 나왔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30. [email protected]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뒤 "새로운 원내대표는 당헌·당규를 고쳐달라고 전국위원회에 상정할 자격도, 새로운 비상대책위원장을 추천할 자격도 없다"며 "불가피하게 권 원내대표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을 임명했는데, 권 원내대표는 여기에 당연직이 아닌 임명직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당헌·당규상 당대표는 현재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인데, 새로운 원내대표는 주호영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돼 있어 비대위에 들어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이므로 당대표는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인데, 주 위원장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직무대행인 권 원내대표가 물러날 경우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에 참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선출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와 달리, 임명 지도부인 비대위 특성상 원내대표까지 없으면 차순위 대행 선임이 모호하다는 취지다.
결국 '최고위 복귀'가 당내 소수 의견에 그치고 '비대위 유지 및 새 비대위 출범'이 당론으로 정해지면서, 이를 위해서는 권 원내대표의 일시 유임이 불가피하다는 절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초·재선 의원 모임은 이날 의원총회 뒤 각각 성명을 통해 권 원내대표 거취를 비대위 재구성 뒤에 논의하기로 한 27일 의원총회 결의를 비판한 중진 그룹을 겨냥해 강도 높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재선의 이철규 의원은 "마치 (권성동) 원내대표나 당을 빨리 안정시키려는 사람이 탐욕스럽고 무엇을 지키려고 집착하는 사람인 양 왜곡시키는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뒤 "오늘 (의총에서) 발언한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는 본인이 어제 비대위에서 말했듯 이 상황을 수습한 이후 거취 표명하겠다고 한 부분을 존중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도 "대부분 의원들이 몇 분을 제외하고는 끝까지 수습을 한 이후 거취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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