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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밥 먹고 싶은데"...학교비정규직 파업에 급식 주먹밥·빵으로 대체

등록 2022.11.25 14:06:44수정 2022.11.25 14: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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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868개교 대체식·급식 미실시 등 차질

[수원=뉴시스] 25일 학교비정규직노조 총파업으로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시간에 대체식을 배식받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25일 학교비정규직노조 총파업으로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시간에 대체식을 배식받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경기지역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파업에 돌입한 25일 오전 11시40분 경기도 내 A초등학교 급식실.

점심시간 밥을 먹으려는 학생들이 한 줄로 들어오는 모습은 평소와 같았지만, 급식실에 가득해야 할 음식 냄새는 맡아보기 힘들었다.

해당 학교 급식실 조리종사자 5명 중 4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1명이 병가를 내 급식 메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초 이날 점심에는 흑미밥과 단호박그라탕, 조각푸딩 등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파업으로 구운주먹밥과 초코크림 머핀, 귤 등 대체식이 제공됐다.

영양교사와 학교장 등은 미리 준비한 600여개의 대체식을 하나씩 학생들에게 나눠주면서  "맛있게 먹어"라면서 배식을 진행했다.

평소와 다르게 식판 없이 지퍼백을 받아든 학생들은 조금은 어색한 듯 쭈뼛거리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신나게 급식실을 찾았다가 평소와 달리 주먹밥 등이 지퍼백에 담겨 제공되는 것을 본 한 1학년 학생은 "오늘은 식판이 없어!"라고 크게 외치기도 했다.

뒤이어 온 다른 학생은 "밥 먹고 싶은데", "오늘 원래 푸딩이었는데" 등 예정됐던 급식을 먹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담아 말하기도 했으며, 적은 양에 아쉬운 듯 주먹밥 하나를 더 받아 가는 학생도 있었다.

A초교 관계자는 "평소 나오는 급식보단 부족할수 밖에 없지만, 최대한 아이들 기호 맞춰서 진행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25일 학교비정규직노조 총파업으로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시간에 대체식을 배식받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25일 학교비정규직노조 총파업으로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시간에 대체식을 배식받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학교는 지난 주 파업계획을 파악해 이번 주 초 간편식 제공을 결정했다.

A학교 교장은 "지난해 파업 때는 한 번 갑작스럽게 대체식을 준비해야 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큰 어려움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이른 아침부터 교직원들이 모두 나서 아이들에게 나눠줄 대체식을 지퍼백에 나눠 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도내 학교 파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도내 학교 비정규직 3만7293명 중 5902명(16%)가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급식종사자의 경우 1만5707명 중 4744명(30%)가 파업에 참여했다.

이 때문에 도내 공립 유·초·중·고·특수학교 총 2708개교 중 868개교가 급식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이 중 849교는 대체급식을 진행했으며, 급식 미실시교는 19교다.

초등 돌봄의 경우에도 일부 초등보육전담사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전체 운영되는 돌봄교실의 2%인 64개실이 운영되지 못했다.

유치원은 전체 1286개원의 1%에 달하는 15개원이 방과 후 돌봄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했다.

한편, 이날 총파업은 학교 비정규직 노조측과 사용자인 시·도교육청이 임금교섭에 난항을 겪으며 촉발됐다. 노사 양측은 올해 6차례 실무교섭과 2차례 본교섭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학교 급식실 폐암·산재 종합대책 마련, 지방교육재정 감축 반대, 정규직과 차별 없는 임금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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