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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1400가구 미계약…건설업계, 분양 새판짜기 '골머리'

등록 2023.01.19 06:00:00수정 2023.01.19 10: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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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일반분양 계약률 70%

규제 완화에도 예상보다 저조

건설사들, 올 분양 계획 재검토

분양시장 양극화 뚜렷해질 듯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정당계약 마감일인 17일 오전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3.01.1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정당계약 마감일인 17일 오전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3.0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둔촌주공 구하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는데, 계약률이 예상보다 저조해서 분양 전략을 다시 세우고 있어요."

지난 18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도 둔촌주공 일반분양 계약률이 70%에 머무르면서 분양 예정된 단지들의 분양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성을 갖춘 둔촌주공에서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나오면 앞으로 분양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정된 분양 일정과 분양가 등을 재검토하며 내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에 대한 정당계약에서 대규모 미달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설업계는 분양가와 분양 시기 등을 재검토하며 분양 전략을 다시 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정부의 1·3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사실상 '둔촌주공 구하기'로 불렸던 만큼 건설업계에선 '완판'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일반분양 물량 4768가구 중 계약률이 약 70%로 약 1400가구가 미계약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자칫 미분양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또 이미 미분양 물량이 쌓인 지방에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향후 분양시장의 가늠자로 꼽히는 재건축 단지였다"며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에 당혹스럽고, 예비 당첨자 계약이 얼마나 성사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중견 건설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심각하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 단지인 둔촌주공에서 계약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방 분양을 앞두고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추거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분양 전략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미분양이 나오면서 예정된 지방 분양 일정을 어떻게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며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서 분양가를 낮추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년 만에 6만 가구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1000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5만8027가구)보다 5.12%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이 6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5년(6만1512가구) 후 7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에 집값 추가 하락 우려 등으로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분양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라도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분양시장에선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나홀로 단지나 상대적으로 입지 여건 등이 좋지 않은 아파트 단지에서 미분양과 무순위 청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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