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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하면 현금 7000만원"…'미분양 무덤' 대구, 파격 마케팅 속출

등록 2023.03.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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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증가→유동성 위기→부도 위험 가중

지방 미분양 물량 해소 위해 세제 혜택 필요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북구 산격동에서 바라본 도심. 2023.03.10.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북구 산격동에서 바라본 도심. 2023.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미분양 해소를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미분양 무덤'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대구에선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가를 깎아주거나 입주 축하금 지급, 중도금 무이자 대출, 계약금 정액제 등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다양한 파격 마케팅을 재개했다.

특히 고금리기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실물 경기 위축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면서 연내 미분양 해소를 위해 건설사들이 앞다퉈 '출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쌓이는 미분양에 자칫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건설업계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이 대구 서구에 분양 중인 두류 스타힐스는 분양가를 10% 할인해주고 있다. 또 라온건설이 수성구에 분양 중인 시지 라온 프라이빗은 입주 지원금 7000만원에, 중도금 무이자, 잔금 납부 유예 등 다양한 혜택을 내걸었다.

또 수성구의 '만촌 자이르네'가 최대 25% 분양가 할인에 나섰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분양가를 기존 10억7000만~11억5000만원에서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해 8억4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낮췄다.

대구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에서는 대구 최초로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분양 후 계약자들에게 일정 시점에 계약 해지를 원할 시, 계약자들에게 위약금 없이 계약금 일체(옵션비용·제세공과금 등 일부 제외)를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미분양이 장기화하면 건설사 자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유동성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공사대금을 제때 회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미분양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할인 분양 등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 분양시장의 약세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3만6000여 가구 등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된 데다, 내년에도 2만167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급 물량 평균이 1만6428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급 과잉 수준이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1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총 7만5359가구로, 전년 동월(2만1727가구) 대비 5만3632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46배 증가했다.

대구의 경우 1년 새 미분양이 9887가구 늘어 미분양 아파트는 1만3565가구로 나타났다. 이어▲경북(9221가구) ▲충남(8653가구) ▲경기(8052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미분양이 1000가구 미만을 기록한 곳은 ▲세종 ▲광주 ▲서울 등 세 곳뿐이었다.

비율로 보면 대구가 18%, 경북이 12.2%를 차지했다. 두 지역에 전국 미분양의 30.2%가 몰린 것으로, 하위 10개 지역(29.8%)보다 많은 셈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최근 신규 주택 건설 사업 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하는 초강수를 내놨다. 대구시는 지난 1월30일 부동산 시장 안정화까지 300세대 이상 신규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한다고 밝혔다. 또 이미 승인된 주택건설사업지라고 해도 분양 시기는 조절하거나 후분양 유도 및 임대주택 전환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아파트가 공사가 끝난 뒤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전문가들은 대구 지역 분양시장 한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물 경기 위축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집값 추가 하락 우려 등으로 주택 수요가 줄어들면서 청약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로 지방과 서울, 수도권이 동일한 비규제지역으로 바뀌면서 주택 수요가 지방 대신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미분양이 증가가 금융권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지방 미분양 주택을 취득할 때 주택 소유와 관계없이 취득세를 일반세율로 적용하거나 큰 폭으로 감면해주고, 양도소득세를 일정 기간 면제해주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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