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엔데믹' 전환 준비…전문가 "고위험군 보호대책 필요"
1단계 확진자 5일 격리…임시선별검사소 종료
2단계, 격리·마스크 '권고'…입원치료비 유료로
3단계, 일반 의료체계로…치료제 무상지원 끝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를 찾은 여행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3.03.30. [email protected]
그동안 무상으로 지원된 검사비, 치료비 등 지원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확진자 격리 의무 등 정부 주도 방역 조치도 자율로 전환할 계획을 추진하는 만큼 일반의료체계로 전환이 성공적으로 연착륙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월부터 단계적으로 일상회복을 추진하는 것은 시의 적절하나 고위험군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전날 발표한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에 따르면 1단계는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는 시점, 2단계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4등급에서 2등급으로 조정하는 시점이다.
1단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와 미국의 5월 비상사태 종료와 연계해 해제할 예정으로 WHO 회의는 4월말~5월초로 예정됐다. 이에 정부는 이 시기에 맞춰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1단계로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할 지 결정한다.
1단계로 위기단계를 하향 조정할 경우, 확진자의 격리 의무는 유지되나 기간은 7일에서 5일로 줄어든다. 587개소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의료기관의 신속항원검사(RAT) 비용도 무료를 유지하지만 임시선별검사소(18개소) 운영도 중단한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오는 5월 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3단계에 걸쳐 코로나19 위기단계를 하향 조정하고 방역 수위와 지원을 축소하는 '엔데믹'(풍토병화)을 추진한다. 먼저 5월 초쯤 1단계로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할 경우 확진자 의무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2단계는 1단계 시행 후 의료계와 지자체의 현장 준비가 완료되면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7월쯤에는 2단계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2단계에서는 의료기관과 감염 취약 시설 등에서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실내마스크 착용과 확진자 격리의무가 전면 권고로 전환된다. 코로나19 검사비의 경우, 감염취약층 등 일부에게만 건강보험을 통해 지원된다.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지원은 종료된다. 선별진료소 운영도 중단하고 증상이 있으면 의료기관에서 유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의료체계로 전환하면서 요양병원과 시설 입소를 제외하고 선제검사는 종료한다. 현재의 지정 병상 체계와 병상 배정 절차도 종료한다. 입원 치료비 역시 본인 부담이 발생하나 중증 환자에 한해서는 치료비 일부를 일시적으로 유지한다.
백신 접종의 경우 2단계까지는 누구나 무료 접종이 가능하지만 3단계부터는 국가 필수 예방 접종 체계로 전환한다. 3단계에서는 코로나19를 독감 등 다른 감염병처럼 관리를 하게 된다. 일반 의료체계로 완전 편입되면서 베클루리주,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등 치료제 무상지원도 없어진다.
3단계 돌입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방역 당국은 지난 28일 사전브리핑에서 3단계 조정 시점과 관련 "올해 안에는 힘들고 빨라도 내년은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 사이에서 코로나19 유행 안정세와 오미크론의 낮은 전파 위험도를 고려해 이 같은 전환이 시의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로드맵을 예측한 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독성이 굉장히 약화됐고 오미크론이 들어서면서 대부분 백신 접종 또는 코로나19 감염 등을 통해 면역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 집중 보호를 위한 조치가 추가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층 환자가 열이 날 경우 치료제만 처방하면 안 되며, 입원해서 항생제도 같이 들어가야 한다"며 "호흡기 바이러스가 결국 폐렴으로 가지 않도록 조정하는 프로토콜을 잘 짜서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알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는 지금 충분히 비축하고 있고 소진됨에 따라 계속 비축하니 문제는 없다"면서 "다만 백신 접종률을 어떻게 높이고 고위험군에서 항바이러스제의 조기 처방률을 얼마나 높일지 노력해야하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감염 취약 시설 내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대형병원은 개인 보호구 등 감염관리에 필요한 물품들을 자체적으로 공급이 가능하지만 중소 요양병원은 그 자체가 경영에 부담이 된다"면서 "어떻게 원활하게 지원할지 문제가 해소돼야지만 고위험군 보호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 국민은 일상회복으로 가되 고위험군의 위중증과 사망률을 최소화하는 투트랙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백신이나 치료제, 요양원, 요양시설 개선이나 인력확충, 환기시스템 등 이러한 구체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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