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암 '맞손'…파운드리 업계, 지각변동 나올까
외신 "인텔, Arm 美상장에 앵커 투자로 참여 협의"
인텔-Arm '동맹' 분위기에 파운드리 판도 변화 촉각
[파리=AP/뉴시스]2017년 11월4일 파리에서 열린 파리 게임 주간 행사에서 반도체 칩 제조사 인텔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인텔은 15일(현지시간)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야심찬 확장의 일환으로 유럽 전역에 최대 800억 유로(109조5744억원, 88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2022.3.16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암과 협력해 대만 TSMC나 한국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파운드리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 등은 암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 시 인텔이 투자사로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양사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암은 나스닥 증시 상장을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데, 인텔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앵커(Anchor) 투자자는 기업 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를 주도하며, 다른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투자자를 말한다. 블룸버그는 "단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로 상장을 앞두고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는 인텔이 올 들어 암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인텔은 지난 4월 암과 함께 인텔의 18A(옹스트롬·1A는 0.1나노미터) 공정을 활용해 차세대 모바일용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인텔 측은 "이번 협력이 우선적으로 모바일 SoC(시스템온칩) 설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향후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항공우주산업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의 벽에 부딪혀, 지난 2018년 파운드리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펫 갤싱어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반도체 제국의 영광을 재건하겠다며, 2021년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이 선언 이후 인텔은 인텔7(10나노), 인텔4(7나노), 인텔3(5나노) 등 미세 공정 로드맵을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은 상위 10위 업체에 포함되지 못했다. 대만의 TSMC가 60.1%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고, 이어 삼성전자가 12.4%로 3위(글로벌파운드리·6.6%)와 큰 격차로 2위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인텔이 암과 협력을 결정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은 그동안 고집스럽게 자신의 설계자산만 이용해 칩을 설계해왔다. 인텔이 7나노 공정에서 한계에 부딪힌 것도 이 같은 '고립주의'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암과 협력을 계기로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겔싱어는 인텔 프로세서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신기술을 보유한 암에서 자리를 잡음으로써, 개방성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전했다.
만일 인텔과 암의 협력이 성공한다면 파운드리 시장은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3파전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위 업체로 인텔의 거센 추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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