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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직개편…치안강화 기대속 일선 "앞날 불안"(종합)

등록 2023.09.19 18:37:03수정 2023.09.19 21: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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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지역경찰 통합…"치안 강화 방향 맞춰"

일선 경찰선 불안 토로도 "아직 내용 모르니"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경찰이 내근직 2900여명을 치안 현장으로 배치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업무가 적거나 중복되는 과를 통폐합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인력을 신설되는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등에 배치하는 것이 골자다. 사진은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무장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순찰을 하는 모습. 2023.08.07.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경찰이 내근직 2900여명을 치안 현장으로 배치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업무가 적거나 중복되는 과를 통폐합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인력을 신설되는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등에 배치하는 것이 골자다. 사진은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무장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순찰을 하는 모습. 2023.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김남희 임철휘 위용성 기자 = 경찰이 내근직 2900여명을 치안 현장으로 배치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업무가 적거나 중복되는 과를 통폐합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인력을 신설되는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등에 배치하는 것이 골자다.

경찰 내부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보다 더 큰 조직 변화라는 반응과 함께 현장 치안 강화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인력 충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장 경력을 보강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통한 효율성 확보에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인력 감축 대상이 된 경찰들과 인력 충원을 기대했던 지구대·파출소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내근직 2600여명 '기동순찰대'로…"치안 강화 큰 그림"

이번 조직 개편으로 감축된 2900여명은 범죄예방대응과에 설치되는 기동순찰대에 2600여명, 여성청소년 부서에 300여명이 투입된다.

경찰청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경찰 조직을 철저하게 치안 중심으로 구조 개편하라"고 지시한 뒤로 이 같은 조직개편 작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윤희근 경찰청장이 14만명 경찰 중 일시점에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는 현장 인력이 3만명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는 등 대대적인 인력 재배치를 예고한 바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장 치안 강화라는 방향성과 명분을 고려하면 큰 그림은 일단 그린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 입장에선 수사권 조정 때보다도 훨씬 더 큰 변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경 재도입 같은 양적 충원이 힘든 상황에서 현장 인력을 확보하려고 운영의 묘를 발휘한 거 같다"며 "내년에 실제 운영되는 것까지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범죄예방과 112신고 대응, 지구대·파출소를 총괄하는 '범죄예방대응과'를 꾸린 것도 그간 제기된 문제를 해결한 조직 효율화라는 평가다. 그간 범죄예방 정책 수립부서와 지역경찰, 112상황대응 부서가 나뉘어 있어 유기적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된 경찰 수사를 감시하기 위해 도입됐던 수사심사과 폐지를 놓고선 신중한 분위기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수사관들은 수사심사 업무가 대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며 폐지를 반기면서도 "전 정권 때 경찰 수사 권한이 커지면서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신설된 것이고, 수사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심사제도는 수사의 기본이므로 외부에서 비난할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보인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7월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칼부림 사건 현장 인근에서 경찰들이 일대 순찰을 하는 모습. 2023.07.2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7월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칼부림 사건 현장 인근에서 경찰들이 일대 순찰을 하는 모습. 2023.07.26. [email protected]



"지구대·파출소 사람 부족한데"…일선 경찰들은 불안감

다만 일선 경찰관들은 지구대·파출소부터 부족한 인력 충원이 이뤄져야 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은 내부망에 "전국 지구대·파출소 정원보다 현원이 1568명 부족한 실정"이라며 "그렇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잉여 인력은 지구대·파출소 각 팀별로 부족한 현원을 정원에 맞게 채워주고, 남는 인력으로 기동순찰대를 창설하는 게 맞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시·도청과 경찰서 강력팀에서 형사들을 차출해 1300여명 규모의 권역별 형사기동대로 배치하는 것을 놓고도 우려가 나온다.

강력범죄를 담당하는 경찰관은 "사람을 빼가는 건데 형사기동대가 정확히 뭘 하는지 모르니까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5일마다 당직을 돌고 다음 날 오전까지 CCTV를 따러 다녀야 해서 인력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내근직 감축'의 직격탄을 맞은 정보·외사경찰들은 혼란한 모습이다. 한 정보경찰은 "우리 인원을 감축해 지구대로 내보낸다는 건데 직원들은 앞날을 알 수 없으니 불안해 한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안보경찰은 "무엇보다 중요한 대테러 부분 대응이 어려워질까 걱정된다. 외사는 오래 일한 전문가가 중요한 분야"며 "이러다가 테러 한 건만 터져도 다시 외사 기능을 부활시킨다고 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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