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명직 최고위원·정책위의장 인선 '통합 시험대'
지명직 최고위원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인선 마무리 계획
비명계 중용 여부에 따라 당내 갈등 다시 심화할 가능성도
'이재명 원팀' 주장 나오지만…친명 일색 지도부 비판 우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조재완 신재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 복귀 일성으로 단결을 강조한 가운데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등 공석이 된 지도부 인선이 통합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지도부가 친명 일색인 가운데 향후 인선에선 비명계에게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비명계 중용이 당 통합의 첫 단추를 끼는 것이란 얘기다. 반대로 친명계가 인선된다면 이 대표의 당 단합 목소리는 공허해지고 당 갈등이 다시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4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도부는 인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당내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이 대표는 고위전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해 "생각할 게 많다"며 고심 중임을 밝혔다.
당초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가 친이낙연계 박영순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대덕구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됐다.
비명계 윤영찬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현역의원이 있는 곳에서 최고위원을 뽑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구청장이 내정된 것은 아니고 충청과 호남에 한해 지역 안배 차원에서 다양한 인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최고위원은 뉴시스와 만나 "내정도 아니고 원점 재검토도 아니다"라며 "충청이랑 호남이 중요해서 신경쓰고 있는데 지역 안배와 특성을 고려해 인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송갑석 의원이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당내 내홍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비명계인 송 의원은 지역으로는 호남을 대표했다. 임명 당시 지역과 계파를 모두 안배했다고 평가받았다.
친명계에서는 이번에는 계파 안배 없이 '이재명 원팀'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 반면에, 일각에서는 당 통합을 위한 인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통해 당 통합에 대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부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함께 정책위의장도 후임자도 물색 중이다. 정책위의장인 김민석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사의를 표명해 적임자를 찾고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에 모두 친명계가 자리를 채운다면 당 통합은 말 뿐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친명 일색 지도부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의원들은 "말 보다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이 대표를 압박해왔다. 이번 인선으로 이 대표의 통합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대감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번 송 의원처럼 한 명이 (지도부에) 들어간다고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누굴 한 명 넣는게 문제가 아니라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마인드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인선은 결국 대표의 권한이기 때문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적어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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