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찍혔는데 국외전화?" 발신조작 금융사기범 실형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둔갑시켜 통신 금융사기 범죄(메신저 피싱)를 방조한 30대 중계소 관리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나상아 판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인정된 죄명 방조) 혐의로 기소된 A(30·여)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553만 원을 추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통신 금융사기 조직의 중계소 관리책을 맡아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올해 3월 20일까지 조직원들이 중계기를 통해 국내 전화번호로 송수신할 수 있게 공모, 사기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기간 사기 조직은 피해자 26명에게 자녀를 사칭, 악성 원격 제어 앱을 설치하게 한 뒤 예금을 무단 이체해 9억 4210만 원을 가로챘다.
A씨는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이 피해자에게 '엄마 나 휴대전화가 깨져 수리를 맡겼어. 보험 신청해야 하니 보내준 앱을 설치하고, 신분증 사진·계좌 비밀번호 보내줘'라는 문자를 보내기 전후 중계소에서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발신 번호로 둔갑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디지털 장비(USB모뎀)를 바꿔 끼우거나 전원을 껐다 켜는 단순 업무를 하고 일주일에 평균 1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장은 "메신저 피싱 사기 범죄는 계획·조직·지능적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점,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큰 점, A씨의 번호 변작이 사기 범행 성공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점, A씨가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방조범으로 가담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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