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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길 따라 맨발로…태안에서 찍는 쉼표[3월엔 여기로]

등록 2024.03.17 12:05:27수정 2024.03.18 10: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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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태안=뉴시스] 박주연 기자 =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가 감각을 자극한다. 숨을 들이쉬면 짭조름한 바다 내음에 후각까지 즐거워진다. 파란 하늘, 구불구불 끝도 없이 긴 해변, 따뜻한 모래. 태안이다!

지난 15일 충남 태안을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3월 여행가는 달'을 알리기 위해 기획한 '3월엔 여기로'(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여행)에 합류, 태안의 생태·치유관광을 경험했다.

당일여행 코스로, 끝도 없이 펼쳐진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자유중식, 신두리해수욕장에서 맨발로 걷는 '어씽', 허브농원 팜카밀레에서 족욕과 허브차를 즐길 수 있다. 장미란 문체부 2차관, 90명의 일반인 참가자가 함께 했다.
태안 만리포 전망타워에서 내려다본 만리포해수욕장. 구름 그림자가 지나가고 있다.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태안 만리포 전망타워에서 내려다본 만리포해수욕장. 구름 그림자가 지나가고 있다.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만리포 해수욕장…전망대에서 보는 자연의 미디어아트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

'만리포사랑 노래비'와 '정서진' 표지판이 만리포해수욕장에 도착한 이들을 반긴다. 장미란 차관이 노래 한 소절을 부르고 웃음을 터트린다. "'수박빛 선그라스 박쥐양산'이라는 표현이 정겹네요."

만리포해수욕장은 슬로시티 태안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활처럼 휘어진 모래사장은 1km 가까이 이어진다. 수심이 완만하고 백사장이 넓어 숨이 탁 트인다. 해수욕장 주변에 넓게 펼쳐진 소나무 숲에서 야영도 가능하며, 해수욕과 산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평일 낮 한산한 해변에서 강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권문선 해설사는 "태안은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지정돼 강아지와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만리포 전망타워'를 만날 수 있다. 37.5m의 전망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360도로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앞으로는 탁 트인 바다가, 뒤쪽으로는 산과 마을이 펼쳐진다. 드넓은 만리포 해변에 구름 그림자가 지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장 차관도 "어떤 미디어아트 부럽지 않다"고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 15일 충남 태안 신두리해수욕장에서 '어씽' 즐기는 참가자들.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5일 충남 태안 신두리해수욕장에서 '어씽' 즐기는 참가자들.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끝없이 펼쳐진 고운 모래…생태길 따라 어씽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모래언덕, 신두리해안사구는 사막 같은 매력을 가진 곳이다.

사구는 강한 바람에 모래가 바람에 의해 해안가로 운반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모래언덕을 이룬 퇴적지형의 전형이다. 신두리해안사구는 빙하기 이후 1만5000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돼 내륙과 해안을 이어주는 완충 역할과 해일로부터 보호 기능을 하고 있다. 태안의 가장 독특한 생태 관광지다.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됐다.

신두리해안사구와 바로 이어져 있는 신두리해수욕장 역시 아름답고 광활하다. 백사장의 길이가 3㎞, 폭은 200m로, 고운 모래(규사)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수온이 높고 경사가 완만한데다 물이 맑고 깨끗해 맨발로 땅을 밟으면서 지구와 하나되는 '어씽(맨발걷기)'을 즐기기 좋다.

간단한 몸풀기를 마친 후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모래와 진흙의 중간 정도 느낌으로, 발이 쉽게 빠지지 않아 걷기 좋았다.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물결 모양의 땅을 밟고, 따뜻한 물결을, 바람을 느끼며 걸었다.

걷다 보면 황해비단고둥이 지천이다. "밟으면 죽는 것 아니냐"는 참가자들의 걱정에 해설사는 "껍질이 단단하고 바닥이 모래라 절대 부서지지 않는다"고 안심시켰다.
'팜 카밀레'의 삼지닥나무. 2024.03.15.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팜 카밀레'의 삼지닥나무. 2024.03.15.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삼지닥나무·샤프란 꽃망울…허브티와 즐기는 족욕

'팜 카밀레'는 국내 최대 허브 관광농원이다. 다양한 테마의 허브 정원을 둘러보고 허브티와 족욕을 즐길 수 있다.

1만2000평 규모의 농원에 200여종의 허브와 야생화, 습지식물, 관목들이 어우러졌다. 이날 봄을 알리는 삼지닥나무의 노란꽃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보라색 샤프란꽃도 짙은 향기를 내뿜었다.

운이 좋으면 농원을 걷다가 고양이 '로마(로즈마리)'를 만날 수 있다. 향긋한 허브농원에서 느긋하게 고양이의 애교를 즐기다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다. 실내로 들어가면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허브티를 마시며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깊은 이완을 느꼈다.
태안 팜카밀레에서 꽃 사진 찍는 장미란 차관.(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태안 팜카밀레에서 꽃 사진 찍는 장미란 차관.(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태안은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 있는 곳이다. 무려 559km에 이르는 리아스식 해안, 28개의 등록 해수욕장, 118개의 크고 작은 섬이 환상적인 경치를 선사한다.

인구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태안은 천혜의 환경을 활용, 생태치유 관광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조테라피, 솔트사우나 등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양치유센터'도 준비 중이다.

권문선 해설사는 "땅 모양이 마치 손처럼 생긴 태안은 3면이 바다인 아름답고 편안한 곳"이라며 "생태관광과 해양 치유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3월 '여행가는 달'을 맞아 21개 인구감소 지역에서 특산물과 이색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24개 여행코스 '3월엔 여기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29일, 부산역에서 떠나는 남도 봄의 향기(하동, 구례, 보성) ▲30일, 서울역에서 떠나는 강원 충북 로컬여행(괴산, 삼척, 태백)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팜 카밀레'에서 만난 고양이 '로마'. 2024.03.16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팜 카밀레'에서 만난 고양이 '로마'. 2024.03.16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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