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미국과 합동훈련 시작…탈러시아 행보 가속

파피캰 "美와 이글 파트너 훈련 실시"

[모스크바=AP/뉴시스]시아와 갈등을 빚어온 아르메니아가 미국과 합동훈련을 15일(현지시각) 시작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8일(현지시각)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에서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2024.07.16.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온 아르메니아가 미국과 합동훈련을 15일(현지시각) 시작했다.

AP에 따르면 수렌 파피캰 아르메니아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 유럽·아프리카육군(USAREUR-AF)과 캔자스주방위군 등이 참가하는 '이글 파트너(Eagle Partner)' 훈련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국 평화유지군이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파피캰 장관은 훈련이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국제 평화 유지 임무에 참여하는 부대 사이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참여 병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오랜 동맹국인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아르메니아의 행보를 반영한 행위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와 분리하면서 서방에 밀착하는 행보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위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가입한 일에 크게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리스=AP/뉴시스] 나고르노-카라바흐의 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고리스 난민촌에 도착하고 있다. 2023.10.02.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지난달 러시아와의 갈등 끝에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탈퇴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굳혔다. 앞서 파시냔 총리는 러시아와 갈등이 확대하면서 기구 정상회의 불참, 관계 중단 선언, 연합 군사훈련 참여 취소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9월 아제르바이잔과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CSTO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관계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 측은 군대가 개입할 권한이 없다며 항변했다.

그 때문에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10월 독립국가연합(CIS) 회의와 그다음 달 CSTO 회의 연달아 불참했다. 파시냔 총리는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이튿날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지만 만족할 만한 뚜렷한 성과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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