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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약가 비교재평가 추진…업계는 '코리아 패싱' 우려[기자수첩]

등록 2024.07.19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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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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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정부가 국내 약가를 외국약가와 비교해 재평가하는 제도를 내년부터 추진하겠다고 하자 제약업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제도는 국내 유통되는 의약품 약값을 외국 약값과 비교해 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따라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등 8개국의 조정평균가(최고가·최저가 제외)를 기준으로 약값이 조정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조정이 사실은 약가인하를 예고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 국내 제약기업의 캐시카우인 제네릭(복제약)과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 등이 가격인하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형평성 부분에서 논란이 크다. 외국 약가와 환율이 계속해서 달라지는 상황에서 제약사가 이를 사전에 대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검색이 어려운 품목의 경우 유사약제의 평균 인하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사 약제 기준 또한 명확하지 않아 약가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국내에서는 이미 사용량-약가 연동제, 실거래가 약가 인하,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 여러 약가인하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만큼 중복되는 정책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글로벌제약사의 ‘코리아 패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는 지난해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출시와 약가인하 여파로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만성 신질환 환자의 증후성 빈혈치료제 ‘에브렌조’도 약가협상 이슈로 국내 출시를 철회했으며, 로슈의 파킨슨병 치료제 '마도파정'도 제네릭 등장에 따라 약가인하가 결정되며 2022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외에도 글로벌제약사 신약이 국내에서 출시가 미뤄지는 이유도 낮은 약가 영향이 크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의약품 품질저하, 제약사의 R&D 투자 및 고용 축소, 글로벌제약사 국내 임상 배제 등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우려가 더 커진다.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었다. 필요할 때만 ‘제약주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진짜로 제약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뒷받침해야 하는 것 아닐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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