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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직원 미소 평가하는 AI 도입…"신종 갑질" 비난도

등록 2024.07.22 15:55:41수정 2024.07.22 21: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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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측정 AI 단말기 '스마일군'

얼굴 측징 파악해 점수 매겨…미소 완성도 평가

"또 다른 형태의 고객 갑질" 비난 봇물

[서울=뉴시스] 일본의 한 슈퍼마켓 체인이 직원의 미소를 측정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SCMP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일본의 한 슈퍼마켓 체인이 직원의 미소를 측정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SCMP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일본의 한 슈퍼마켓 체인이 직원의 미소를 측정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한 가운데, 현지에선 고객 갑질이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일 일본 최대 쇼핑 플랫폼 이온(AEON)은 미소를 측정·분석하는 AI 단말기를 도입해 일본 전역 240개 매장에서 활용한다고 밝혔다.

'스마일군'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인사 시 450개 이상의 얼굴 특징을 파악해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또 목소리 크기나 어조, 인사 톤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미소와 발성의 완성도를 평가한다.

직원들은 평가에 따라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시스템에는 직원들의 태도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게임 요소도 포함돼 있다. 일정량의 경험치를 획득하면 레벨이 올라가는 구조다.

이온은 8개 매장 약 34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결과 3개월 동안 서비스 태도가 최대 1.6배까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의 미소를 표준화하고 고객을 최대한 만족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현지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 도입을 두고 AI가 '카스하라'를 증가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카스하라는 영어 단어 '고객'(customer)과 '괴롭힘'(harassment)의 일본식 발음인 '카스타마'와 '하라스멘토'를 결합한 것으로, '고객 갑질'을 의미하는 일본식 신조어다.

일본 최대 산업별 노조인 UA젠센에 따르면 올해 서비스업 및 기타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 3만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직원이 고객 갑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난 6월 후생노동성이 카스하라에 의한 우울증 발생 등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정신적 피해자 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 1년간(2023년 4월∼2024년 3월) 52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기준에 따라 미소를 지으라고 강요하는 건 또 다른 형태의 고객 갑질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미소는 아름답고 진심이 담긴 것이어야지 상품처럼 취급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일본에서 고객 갑질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후생노동성은 올해 카스하라 대책 논의를 마무리 짓고 이를 바탕으로 노동시책종합추진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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