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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어떻게 할까"…한은 8월 금통위 관전요소는

등록 2024.08.19 08:52:31수정 2024.08.19 08: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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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금통위 13회 연속 동결 가능성

집값 급등 vs 내수 부진 엇갈려

정치권 연일 금리 인하 주장

인하 소수의견 등장에 관심 집중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7.1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의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유력에도 한은은 집값 급등세에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시장을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관전요소는 인하 소수의견 등장이다. 내수 부진 우려에 정치권에서 연일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다, 지난 금통위에서는 이전까지 1명이던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의견이 2명으로 늘면서 어느 때보다 소수의견 등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높아졌다.

서울 집값·가계부채 '꿈틀'…8월에도 동결 전망

19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달 22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손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달 연속 2%대를 이어가고 있고,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환경이 만들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중반으로 내려왔고,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에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 우려는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금통위가 금리를 3.5%로 또 한번 묶을 것이란 의견의 주된 근거는 치솟는 서울 집값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 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6% 상승해 상승폭은 2019년 12월(0.86%) 이후 가장 컸다.

여기에 수도권 집값도 0.4% 올라 전월(0.1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지방은 0.08% 내렸지만, 전월(-0.10%)보다는 하락 폭을 줄였다. 이에 따라 전국 주택 가격은 0.15% 올라 전월(0.04%)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거워졌다.

이 영향으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4일까지 4조2342억원 늘며, 지난달 증가액(7조660억원)을 위협하고 있다. 금통위가 금리를 낮췄다간 주택 가격과 가계대출을 자극해 집값 급등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이달 초 내놓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과 9월 초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 영향을 비롯해 부동산 열기를 식힐 정부의 새로운 거시 건전성 대책과 이와 관련된 집값 추이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결국 금통위는 이번에도 현상 유지를 결정하며 집값을 경계하는 다소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해서 잘못된 시그널로 기대를 크게 해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3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했다. 지난해 9월부터 8회 연속 동결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3.5%)와의 격차도 2.0%포인트로 유지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3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했다. 지난해 9월부터 8회 연속 동결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3.5%)와의 격차도 2.0%포인트로 유지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2명으로 늘어난 "3개월 후 인하" 주장…소수의견으로 굳을까

8월 금통위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로는 소수의견 등장 여부가 꼽힌다. 이번에 인하 의견이 나온다면 지난해 2월 금리 동결에도 조윤제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첫 소수의견이 된다.

특히 9월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개시된다는 점과 금통위가 없다는 점에서 8월 소수의견 등장 예상은 짙어졌다. 이미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2월 처음으로 등장한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의견은 5월까지 3차례 연속 등장했다가, 7월에는 2명으로 1명 더 늘었다.

해당 의견을 낸 금통위원의 인하 결심을 굳힐 경우 인하 소수의견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 내수는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수 부진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8월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이 등장할 경우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10월과 11월 연내 2회 인하 압력이 거세질 수도 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 전망까지 나오며 한은이 금리 인하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연일 금리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6월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송언석,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8월 선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5월 금통위부터 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충분히 할 수 있다"며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까지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8월 금통위 금리 동결과 10월 인하 개시를 예상하면서도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수의견 등장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 동결을 전망한다"고 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3.25%의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주장해 왔던 위원 1명이 소수의견으로 등장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만큼 내수 부진에 대응해 선제적 인하 필요성을 주장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같은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종전과 같은 2.5%로 제시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내수 부진에도 반도체 경기 개선세에 따른 수출 호조 영향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소폭 낮추거나 종전 전망치인 2.6%를 유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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