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지정학적 긴장·전쟁 격화에…핵무기 개발 경쟁 전례없는 수준"
"트럼프 재선시 안보 보안 느슨해질 수 있단 우려도 영향"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정교화에…한국도 핵개발 목소리↑
[우크라이나=AP/뉴시스] 유엔(UN) 산하 핵 감시 기구 수장이 국제 핵확산 방지 체제가 냉전 종식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25일(현지시각) 러시아 육군 Buk-2M 자주 추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의 미공개 장소에서 공중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는 모습.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2024.08.26.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 전 세계적으로 전운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요 강대국들이 자국을 지키는 수단으로 동맹 대신 핵무기 개발을 선택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지정학적 긴장 및 중동 전쟁, 핵 개발 경쟁 일으켜"
1968년 체결된 NPT는 비(非)핵보유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보유국이 비보유국에 대해 핵무기를 양여하는 것을 동시에 금지하는 조약이다.
구체적으로 그로시 사무총장은 "1990년대에는 주요 국가들이 '우리도 핵무기를 왜 안 가지나'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이 국가들이 이전에는 없었던 공개 토론을 하고 있고, 언론에도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대선 결과 불안에 '우리는 왜 핵무기 없나' 공개토론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는 국가들간의 긴장, 동맹의 약화 가능성, 자기방어 가능성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유엔(UN) 산하 핵 감시 기구 수장이 국제 핵확산 방지 체제가 냉전 종식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4월23일 북한이 첫 핵반격 가상 종합 전술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2024.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핵무기에 대한 논의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루카스 쿨레사 왕립연합군사연구소(Rusi) 핵확산 및 정책 책임자는 "주요국들의 핵무기 논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에 제공해 온 안보 보장을 일부 느슨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무기 정교해져…한국서도 "핵무기 만들어야"
현재 북한의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은 점차 정교해지고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한미 동맹에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표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FT는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핵무장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 프로그램이 필요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대한민국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이 지난 6월27일 공개한 '통일의식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66.0%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한다면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한다는 미국 핵우산 정책을 얼마나 신뢰하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66.9%가 "어느 정도 신뢰" 또는 "매우 신뢰"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72.1%p) 대비 5.2%p 하락한 수치다.
이 보고서는 지난 4월18일부터 5월1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를 담았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다.
[모스크바=AP/뉴시스] 유엔(UN) 산하 핵 감시 기구 수장이 국제 핵확산 방지 체제가 냉전 종식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5월21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미공개 장소에서 전술 핵무기 훈련 중 이스칸데르 탄도 미사일의 모습이 포착된 모습.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2024.05.22.
이란도 핵 개발 언급…중동 지역 등 군비경쟁 촉발 가능성
2015년 7월 이란과 세계 강대국들(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핵 프로그램 제한을 수락한다는 내용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이뤘다.
그러나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후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그러다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국 등과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등이 격화하면서, 이란은 "우리도 실존적 위협에 직면한다면 당연히 입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FT는 이란이 실제로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중동에서 군비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가 각국과 대화하며 비확산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핵무기 보유국을 더 추가한다고 해서 현재 상황이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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