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 막았을텐데"…'난연 매트리스' 의무화 목소리

부천 화재 확산 원인에 '매트리스' 지목

주거시설 내부 안전 관련 규제 취약해

전문가들 "난연 매트리스 도입 꼭 필요"

국내 업체 가운데 시몬스만 100% 생산

[서울=뉴시스] 시몬스 난연 매트리스 실험 현장. 2024.08.26. (사진=시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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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매트리스'가 거론되는 가운데, 숙박 업소에 '난연 매트리스' 도입을 의무화해야 된다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난연 매트리스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매트리스를 말한다. 화재 시 실내 전체가 폭발적인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를 막아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는 데 필요한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이 된다.

매트리스는 주거시설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가구이지만 불에 잘 타는 특성이 있어 화재 시 치명적이다. 시몬스가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연구원과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해 실험한 결과(KS F ISO 12949 시험) 4분에서 7분여만에 매트리스들이 큰 불길에 휩싸이며 다량의 연기와 가연성 가스로 플래시오버를 일으키는 불쏘시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라텍스 매트리스는 큰 불길과 다량의 연기를 일으키며 녹아내리다 플래시 오버가 발생해 4분8초 만에 강제 진화됐다. 같은 조건에서 스프링 매트리스는 4분이 경과해 플래시 오버 상태로 넘어가 강제 진화됐다.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경우 불길을 일으키며 녹아 내리다 화재 확산으로 7분만에 강제 진화됐다.

지난 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에서도 발화점인 에어컨 아래 매트리스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급격하게 커지고 확산한 것으로 소방 당국은 보고 있다. 장기간 화재가 지속되면서 방출된 유독가스로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처럼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에서는 매트리스와 관련된 법규가 취약한 것이 실정이다. 미국은 시판 제품과 동일한 매트리스를 버너로 가열해 화재 안전성을 입증해야 시중에 유통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영국, 캐나다 등 다른 선진국들도 오래전부터 가정용 매트리스에 엄격한 난연 및 방염 기준을 적용하도록 법으로 강제한다.

국내에서도 다수가 이용해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숙박업소 등의 경우 안전 확보를 위해 난연 매트리스 도입 의무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형두 원광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주거시설 외부를 구성하는 건축물과 관련해서는 건축법이나 소방법에서 이미 안전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그 안에 있는 물품에 대한 규제는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매트리스는 숙박업소의 가연물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로 (난연 매트리스 도입이) 의무사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연 매트리스 도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숙박업소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10여년전부터 매트리스 관련 규정이 있지만 국내에는 아예 없다. 영업주의 반발과 비용 문제가 있다. 비용이 좀 들어가더라도 지속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지원책을 (지자체나 정부에서)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질 수 있다. 속도를 내서 홍보와 지원을 하고 법제화까지 가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유명 매트리스 제조사 가운데 전 제품을 난연 매트리스로 제조하고 곳은 시몬스 침대가 유일하다. 지누스는 국내 운영 품목 가운데 60% 이상의 제품에 난연 기술을 적용했다. 에이스침대는 특판용 제품에 한해서만 방염처리를 하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 씰리, 템퍼 등 대부분의 유명 업체들이 난연 매트리스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시몬스 침대는 국내 유일한 '4면' 난연 매트리스도 구현했다. 해당 제품은 KS F ISO 12949 시험에서 점화 1분 후 불길이 사그라들며 더 이상 번지지 않고 20분간 유지된 다음 자연 소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몬스는 올초 자사의 제조공법 관련 특허(등록번호: 10-2151273, 10-2151274)도 공개했다. 업계의 난연 매트리스 생산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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