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응급실 상황 낙관하는 것 아냐…과하게 불안할 필요도 없어"(종합)
복지부,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관련 브리핑
응급실 405개소 24시간 운영…병상 97.6%
평시 대비 상종 환자 줄고 종합병원은 줄어
오늘부터 군의관 8차 파견…9일까지 배치해
"우려 목소리 잘 알아…정상화에 혼신의 힘"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24.09.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영주 구무서 기자 =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응급실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며 정부가 상황을 낙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응급실을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인 병원은 5곳으로 나타났는데 정부는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에 대해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4일 기준 응급실을 부분 운영 중단하거나 중단 예정인 병원은 총 5곳이다. 전날 브리핑에서 언급한 건국대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외 순천향천안병원이 추가됐다. 순천향천안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24시간 운영하지만 소아응급의료센터는 주3회 주간만 진료한다.
현재 순천향천안병원은 소아응급 전문의를 채용 중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지속적으로 개별 의료기관과 긴밀하게 소통해 응급을 포함한 필수의료 인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응급실 운영 현황을 보면 전체 409개소 중 405개소가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병상을 축소 운영하는 곳은 409개소 중 27개소다.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5925개로 평시 대비 97.6%다.
인력 현황을 보면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2일 기준 1577명으로 지난해 12월 1504명 대비 105% 수준이지만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전공의 및 일반의 90% 이상이 이탈한 상황이다.
응급실 내원 환자를 보면 경증·비응급에 해당하는 KTAS 4~5 환자는 8월 3주 하루 평균 8541명에서 8월 5주 6967명으로 감소했다. 2일 기준으로는 6986명이다.
박 차관은 "경증환자 수가 어느 정도까지 내려가야 응급실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숫자는 정의된 것은 없다"면서도 "2월 비상진료체계가 시작됐던 그때 환자 수가 적었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 가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발생이라는 것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결국 가능한 의료기관에 분산하고 경증은 동네 병의원에서 적절히 진료될 수 있도록 계속 분산을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현재 진료하는 환자 중에 KTAS 4~5에 해당하는 환자가 거의 없는 병원들도 있고 이들 병원에서 중증환자를 더 치료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KTAS 3에 해당하는 환자들도 일정 정도 분산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며, "각 시도별로 거점이 되는 지역센터를 지정해서 KTAS 1~2 환자들을 더 적극 분산해서 볼 수 있도록 지자체와 논의해서 지정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응급실 진료 대란이 이어진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차가 이동하고 있다. 2024.09.04. [email protected]
박 차관은 "의료계에서 주장해 온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에 부합하는 방향"이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해 현장에서 더욱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후속진료 가능 여부를 분석한 결과 27개 질환별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은 평균 103개소로 전일 대비 1개 증가했다. 이는 평시 109개소 대비 6개소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이날부터 군의관 8차 파견을 시작한다. 8차 파견 군의관 총 250명 중 15명은 의료인력이 시급히 필요한 집중관리대상 의료기관 5곳에 우선 배치한다. 15명 중 8명은 응급의학을 전공했다.
이에 따라 강원대병원 5명, 이대목동병원과 아주대병원 각각 3명, 세종충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 각각 2명이 배치됐다. 복지부는 나머지 235명도 9일까지 배치 완료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군의관은 교수급의 숙련된 인력이라고 보긴 어렵고 교수 역할을 100% 대체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워낙 인력이 부족한데, 근무 여건을 만들어 드리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 압박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차원에서 파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목요일 자정부터 오전 8시30분까지 환자를 받지 않는 진료 제한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군의관을 투입해서 정상 진료를 하도록 유도하겠으나 그것이 불가능 한 경우에는 어쩔 수가 없다"면서도 "병원 측 요구나 이런 것들을 들어보고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다.
현재 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 25개소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관은 행정안전부, 지자체에서 모니터링을 한다.
박 차관은 응급실 붕괴에 대해 "과학적 기준이나 정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붕괴라는 건 의료체계가 다 문을 닫는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며 "응급의료체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인데 붕괴라는 표현은 굉장히 두려운 표현 아니겠나. 현실은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문제를 바라볼 땐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응급의료체계가 어려운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도 없고, 정부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비상진료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현재의 의료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정부는 의대증원과 함께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필수의료에 대한 획기적 보상, 의료공급과 이용체계의 정상화,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등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하고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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