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3 수능부터 탐구 영역 고1 수준…예시문항 26개 첫 공개
교육부·평가원,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 공개
중3부터 수능 칠 때 선택과목 없이 공통 문제 응시
"고2~3 전공 지식 활용 없다…편중 없이 고루 혼합"
변별력 고려한 듯 '성취기준' 다수 섞은 문제도 눈길
[세종=뉴시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 따른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 중 통합사회 14번(왼쪽)과 통합과학 12번. (자료=교육부 제공) 2024.09.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올해 중학교 3학년부터 치르는 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고등학교 1학년 수준에서 사회와 과학 모든 과목을 고루 익혀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올 전망이다.
교육부와 수능 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 따른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을 26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확정된 대입 개편안에 따라 2027년 말 치러질 수능부터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모든 수험생이 사회와 과학을 함께 치른다.
다만 출제 범위는 기존 수능에 출제되고 있던 고교 2~3학년 수준의 선택과목이 아닌 고교 1학년 수준에서 배우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조정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이런 점을 감안해 수험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예시 문항을 개발해 왔고, 이날 통합사회 14개와 통합과학 12개를 각각 개발해 공개했다.
사회는 지리,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윤리 등이 결합된 형태의 문항으로 출제됐다. 과학도 물리, 지구과학, 화학, 생명과학 등이 합쳐진 형태로 만들어졌다.
수험생들이 고3이 돼서 고1 수준의 문제를 푸는 만큼, 2~3학년 때 수능에 유리한 선택과목에 쏠림이 없도록 전 영역에 걸친 학습요소를 혼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통합사회 예시문항 14번은 출생률과 경제 수준에 관한 지문, 유엔(UN)의 연령대별 인구 비율과 유럽, 아프리카 세계 지도를 함께 제시했다. 선택지엔 총부양비, 초고령 사회, 용광로 이론 등 용어를 실었다.
통합사회 교육과정에서 배우도록 정한 인구 문제, 다문화 사회 등의 내용 요소를 평가하고자 통합적인 내용과 소재를 자료와 답지에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통합과학 예시문항 12번은 교실 내의 기온, 기압, 절대습도, 이슬점을 측정하는 '디지털 센서'가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활용해 이슬점을 구하는 과정을 물었다.
데이터로부터 규칙성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적절하게 해석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과학기술과 관련한 실제 맥락에 적용해 탐구하는 능력을 묻고 있는 문제를 낸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 '지구과학'에 편중된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어 보인다. 신형표 평가원 수능출제실 과학탐구팀장은 "지구과학 전공지식이 필요한 문항이 아니다"라며 "과학의 기초, 과학과 미래사회 단원에서 문항을 구성했지만 소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임소희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장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교육과정의 내용이 (각 과목별로) 분절적이지 않다"며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배워야 할 내용)을 골고루 섞어서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취기준을 다수 섞어 낸 문제도 다수 예로 들었다.
[세종=뉴시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 따른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 중 통합사회 4번과 출제에 쓰인 성취기준. (자료=교육부 제공) 2024.09.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회탐구 예시문항 4번에서는 한 중동 국가에 색을 칠한 세계지도를 제시하고, 국명을 빈칸으로 처리한 여행 일지를 제시한 뒤 그 국가의 특성을 묻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선택지에는 통합사회 1 '자연환경과 인간', '문화와 다양성' 내용 요소의 성취기준 3개를 이해하는지 구성했다.
이처럼 '꼬아 낸 문제'는 교육부가 수능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킬러문항'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종옥 평가원 수능출제실 사회탐구·한국사 팀장은 "통합 수준이 강한 문제"라면서도 "교육과정을 이탈하는 초고난도 내용을 배우는 그런 문제는 아니고 상당히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육부는 이번 예시 문항은 수험생과 현장 교사 이해를 돕기 위해 평이한 수준으로 개발됐다고 했다.
또한 교육부는 이번 예시문항을 해설하면서 밝힌 영역별 내용 요소나 성취기준, 문항 구성 비율은 실제 시험의 출제 비율과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수능에 실제 출제될 때는 당해 수험생 수준과 변별력을 고려해 난이도 수준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국은 이를 가늠하는 기준인 탐구영역 문항 수와 배점, 시험시간 등은 내년 상반기까지 확정해 '202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정할 때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평가원은 수능 홈페이지(www.suneung.re.kr)를 통해 이번에 개발한 예시 문항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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