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서워"…허리케인 소식 전하다 울먹인 美 기상학자

[서울=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NBC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수십 년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한 기상학자 존 모랄레스는 전날 미 방송사 NBC6 사우스 플로리다 일기 예보 도중 허리케인 '밀턴'의 위력을 설명하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미국의 한 기상학자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허리케인 '밀턴'의 북상 소식을 전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NBC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수십 년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한 기상학자 존 모랄레스는 전날 미 방송사 NBC6 사우스 플로리다 일기 예보 도중 허리케인 '밀턴'의 위력을 설명하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예보 도중 모랄레스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놀랍고도 놀라운 허리케인"이라고 전하며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저었다. 이어 "10시간 만에 기압이 50밀리바 떨어졌다. 죄송하다. 정말 공포스럽다"고 덧붙였다.

모랄레스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했는데, 이 게시물은 약 20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틱톡에서도 2600만회 이상 조회됐고, 120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그의 감정이 담긴 일기예보에 시청자들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피해 없길 바란다"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빛나는 직업정신" "그의 진심이 전해져 나도 걱정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모랄레스는 이후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예보 도중 눈시울을 붉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허리케인이 급격히 강화되는 것에 대한 충격이 컸다"며 "기후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음에도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오염을 멈추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리케인은 생명을 앗아간다. 허리케인이 지나는 곳에 사는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3등급 허리케인인 밀턴은 시속 193㎞의 돌풍을 일으키며 현재 플로리다 동부 연안에 상륙 중이다. 당초 5급 허리케인이었던 밀턴은 지난 9일(현지시각) 기세가 약해져 4급 허리케인으로, 이날 밤에는 3급 허리케인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현지 기상당국은 100여년 만에 플로리다 탬파 지역에 최대 영향을 주는 최악의 폭풍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폭우와 홍수까지 발생했지만 '최악은 오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허리케인의 경로가 유동적이라 정확한 경로 예측이 힘들다며 탬파 지역 전체와 남부 지역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탬파 베이 해안에서는 최대 4.6m 높이의 해일이 일 것으로 예측됐고, 이 지역을 포함한 플로리다 중북부에는 최대 46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허리케인 밀턴의 경로와 향후 영향에 관해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