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다자녀 혜택 줄 여력 없어요" 부산 소상공인 손사래
다자녀 가정 카드 발급 늘어도
혜택 지원 민간업체 참여 감소
"업체 참여 유인책 부족" 지적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키즈카페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2022.08.08.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부산시가 지난해 다자녀 가정 기준을 2명으로 완화하며 다자녀 우대 카드를 발급받은 가정 수가 대폭 증가했지만, 정작 이 가정에 혜택을 제공하는 민간업체 수는 경기침체 속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로부터 별다른 우대사항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업체가 다자녀 가정에 무상 혜택을 제공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다자녀 가정 우대 카드인 '가족사랑카드' 발급 수는 4만9462건으로 지난해 2만6876건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시가 다자녀 가정 기준을 기존 3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며 대상 가정 수가 대폭 증가, 이에 따른 카드 발급 가정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족사랑카드에 참여하는 민간업체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 3291곳, 2023년 3022곳, 올 9월 기준 3003곳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불경기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다자녀 가정에 일정 금액의 할인 또는 소정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민간업체 입장에서는 이같은 무상 혜택 지원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군다나 민간업체의 참여를 도모하는 시의 뚜렷할 유인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소상공인들은 선뜻 동참을 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수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60대)씨는 "이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긴 했지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형편을 고려했을 때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부산진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김모(50대)씨는 "정책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요즘 학원 업계가 워낙 힘들다 보니 다자녀 가정 혜택 지원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부산시 다자녀 가정 우대 카드 (그림=부산시 누리집 캡처) 2024.10.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민간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수반되지 않는 상황에 다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카드 사용처가 제한적이라고 토로한다.
세 자녀를 두고 있는 김모(50대)씨는 "부산에서 아이들을 계속 키워오면서 이 카드를 옛날부터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지만, 민간에서 참여 업체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며 "대부분 공영주차장이나 공공시설에서 할인을 받는 방향으로 카드를 사용해 왔다"고 이야기했다.
소상공인 업계는 지자체가 해야 하는 복지를 민간에 떠넘기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은 "많은 소상공인이 폐업까지 고려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현장의 소리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며 "지원에 참여하는 민간업체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우대 사항도 전혀 없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간업체의 참여가 쉽지 않다는 상황을 알고는 있으나 유인책을 마련하기에는 예산 등으로 인한 현실적인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