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만 외면하는 인력수급추계위…연내 출범 불투명
병원단체·수요자단체·연구기관, 추계위 위원 추천
정부 "기다리겠다"지만…내분에 어지러운 의료계
2026 정원 논의도 빠듯…"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것"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8월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8.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향후 의사 인력 규모를 추계하기 위한 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공급자 단체 일부와 수요자 단체, 연구기관이 위원 추천을 마쳤다.
그러나 정작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의사단체는 반응이 없어, 올해 안에 추계위를 가동시키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대한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중소병원협회 등 병원단체 3곳은 최근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각각 복수의 위원을 추천했다.
이들 단체는 추천 의향은 있었으나 첫 마감 기한이었던 18일까지 검토를 끝내지 못해 정부에 기한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5일까지 기한이 연장되고 추천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중증질환연합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수요자 단체 4곳,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개발연구원·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한국보건행정학회 등 연구기관 4곳은 이에 앞서 각각 위원들을 추천했다.
이로써 정부가 의사인력추계위 위원 추천을 요청한 단체 중 회신을 하지 않은 곳은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학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 7개 의사단체뿐이다.
복지부는 지금까지 그랬듯 기한을 두지 않고 의사단체들의 전문가 추천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기관으로부터 추천 대상에 오른 사람들도 아직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에 있어 정부와 의료계 양측 다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장 특별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협, 대한의학회, KAMC, 전의비, 전의교협은 지난 2일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의대 증원을 논의하지 않으면 인력추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26일 페이스북에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등 그간의 7가지 요구안에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반면 정부는 2026학년도 정원부터 논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4.09.22. [email protected]
여기에 의료계 일부 단체가 내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정부와의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현재 유일한 의료계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에선 임현택 회장이 탄핵될 위기에 처했다. 이날 그의 불신임 여부를 표결에 부치는 대의원 임시 총회 개최를 논의하는 긴급 회의가 열린다.
정부에선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를 위해선 이른 시일 내 인력수급추계위가 꾸려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26학년도 입시 시간표를 고려하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2025학년도의 경우 복지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을 발표한 게 올해 2월6일이었으며 5월 말 대입시행계획이 확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6학년도 정원이 내년 초 상반기에 확정이 되는데 입시 절차를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빠듯하다"며 "(의사단체의) 참여 의사가 있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의사 직역과 달리 간호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위원 추천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 위원에 대한 검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올해 안으로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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