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父 속인 사기꾼에 아들의 복수
[서울=뉴시스] 아버지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사기꾼을 역으로 속여 빼앗긴 돈을 되찾아준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픽사베이) (*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아버지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사기꾼을 역으로 속여 빼앗긴 돈을 되찾은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중부 난터우현에 사는 A씨는 최근 온라인 투자 사기를 당했다.
당시 사기꾼은 여성인 척 행세하며 A씨에게 70만대만달러(약 3144만원)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
또 A씨의 휴대전화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끔 유도하는가 하면 A씨를 '아빠'라고 부르며 안부를 물었다. A씨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감언이설로 속여 돈을 받아낸 것.
A씨가 수익금 인출을 요청하자 사기꾼은 "인출을 하려면 일정 금액에 도달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이에 A씨는 아들에게 자신이 겪은 고충에 대해 털어놨다.
수상함을 느낀 A씨의 아들은 곧장 유튜브에서 사기와 관련된 영상을 시청했다. 그러던 중 '돈을 되찾으려면 잃어버린 것보다 더 큰 미끼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영상을 발견하고 영감을 얻어 똑같은 방법을 실행하기로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사기꾼에게 연락한 뒤 "내 수익금에 감명받은 친구 두 명이 각각 50만대만달러(약 2246만원)와 100만대만달러(약 4492만원)를 투자하고 싶어 한다"며 달콤한 미끼를 던졌다. 그러면서 현금을 언제 가지러 올 수 있는지도 물었다.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지자 아들은 "가족 문제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다"며 "내 수익금 중 70만대만달러(약 3142만원)를 인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기꾼은 처음엔 망설이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아들은 가상의 친구 두 명을 포함해 1인 3역을 연기하며 몇 시간 동안 사기꾼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마침내 사기꾼은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고 A씨에게 70만대만달러를 돌려줬다.
이후 사기꾼은 "235만대만달러(약 1억551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자금을 인출하기 위해선 5~10%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며 사기행각을 이어가려 했으나 A씨는 더 이상 속지 않았다.
A씨의 사연은 아들이 온라인에 게시한 글을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이후 대만 EBC 뉴스가 이를 보도하면서 널리 퍼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게 진짜 사기 방지 활동이지" "이제 사기꾼이 경찰에 신고할 차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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