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피습' 서울남부지법, 모든 형사 법정에 보호막 설치

"이번달부터 순차적으로 모든 형사 법정에 설치"

방청객 등 설문 조사…보안 강화됐다 의견 지배적

법조계 안팎 "심리적 안정감 줘…재판 진행 지장 없어"

[서울=뉴시스] 서울남부지법은 보안 강화의 일환으로 '투명 보호막'을 모든 형사 법정에 추가 편성키로 결정했다. (사진=서울남부지법 제공) 2024.1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안윤서 인턴기자 = 1조4000억원대 가상자산(코인) 출금 중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예치서비스 업체 하루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8월 서울남부지법 법정에서 흉기로 찔려 충격을 주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법정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투명 보호막'을 시범 설치하다가 이번 달부터 모든 형사 법정에 보호막을 추가 설치키로 결정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번 달부터 순차적으로 모든 형사 법정(11곳)에 투명 보호막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13일 형사 법정 1곳에 보호막을 설치한 바 있다. 지난 8월28일 강모씨가 흉기를 가방에 숨겨 반입한 뒤 재판 도중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씨를 찌른 데 따른 조치다.
  
이후 법원은 지난달까지 보호막이 시범 설치된 법정에서 총 9차례의 재판을 진행하며 해당 법정을 찾은 소송관계인, 방청객 등 총 64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명 보호막 설치로 법정 보안이 강화됐다고 느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 '투명 보호막 설치로 법정 보안이 강화됐다고 느끼는지'에 응답자들은 ▲보안이 매우 강화되었다(8명) ▲보안이 다소 강화되었다(49명) ▲보안이 별로 강화되지 않았다(3명) ▲보안이 전혀 강화되지 않았다(2명) ▲기타(2명)라고 답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보호막 설치로 재판 진행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며 "해당 구조물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 보호막 설치로 재판 방청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 보호막 때문에 방청석에서 재판 관계자를 눈으로 보는 데 방해 받았냐'는 질문에 대상자들은 ▲전혀 방해받지 않았다(42명) ▲방해를 받지 않는 편이다(20명) ▲방해를 받는 편이다(2명)로 답했다.

또 '투명 보호막 때문에 방청석에서 재판 관계자의 말을 듣는 데 방해 받았냐'에는 ▲전혀 방해받지 않았다(37명) ▲방해를 받지 않는 편이다(24명) ▲방해를 받는 편이다(3명) 순으로 응답했다.

이러한 조치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검사는 "투명 보호막 설치로 인해 공소유지에 지장이 없었다"며 "전체 형사 법정으로 확대해달라"고 전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보호막 설치) 취지 자체는 필요하고 유사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법정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끼는 것 자체만으로도 질서유지와 안전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법원 내 흉기 관련 소동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서울남부지법에서 발생한 흉기 소동에 이어 지난달 17일에는 60대 여성이 20㎝ 길이 흉기를 소지한 채 서울회생법원에 들어가려다 보안검색대에서 적발돼 제지당한 바 있다.

이에 대법원은 보안 강화에 나섰고, 2025년 정부예산(안)에 '안전한 법원' 관련 예산으로 올해 대비 61억3600만원 증액된 총 81억1300만원을 편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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