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소화기가 뭐지?"…화재 유형별 '그림 표기' 의무화된다

소방청, '소화기 형식승인 등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현재는 A·B·C·D·K급 문자만 표시하지만 그림도 추가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이르면 내년부터 화재 유형별로 나눠져 있는 전용 소화기에 문자뿐 아니라 '그림 표기'가 의무화된다.

6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소방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화기의 형식승인 및 제품검사 기술기준'(고시)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현재 소화기는 화재 유형에 따라 A급(일반화재), B급(유류화재), C급(전기화재), D급(금속화재), K급(주방화재) 등 5종으로 나뉜다. 또 해당 화재에 사용 가능한지 알 수 있도록 A·B·C·D·K급 등 문자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말 소화기의 경우 A·B·C급 화재에 적합해 제품에 A·B·C 문자가 모두 표기돼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소화기는 'ABC 소화기'로 불리기도 한다.

개정안은 그러나 이러한 기존 문자 표시에 더해 '그림 표시'를 추가로 병기하도록 했다.

소방청은 "현재는 문자 외 그림 표기에 대한 의무 규정이 없어 문자로만 표기하거나 업체 재량으로 자체 그림을 사용하는 등 일관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소화기를 사용하는 데 국민의 혼란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문자보다 직관적인 그림을 함께 병기함으로써 특정 화재에 적합한 소화기를 국민이 좀 더 쉽게 인지하는 등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소방청의 설명이다.

그림 표시의 도안은 국제표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참고했다. 크기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16㎜ 이상인 정사각형으로 하며, 파란색 또는 검정색 배경에 하얀색으로 화재별 그림을 넣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화기 제조 업체는 소화기에 문자와 함께 이러한 기준의 그림을 병기해야 소화기 판매를 위한 형식 승인과 제품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개정안 시행 전 생산된 소화기는 적용되지 않는다.

개정안은 오는 22일까지 행정예고 뒤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재 국민과 소화기 제조 업체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화재에 적합한 소화기 사용을 위한 문자와 그림 병기 도입은 국민의 안전 확보와 편의 도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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