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제품의 비결"…태국 람차방 공장 가보니['글로벌 미쉐린타이어②]
글로벌 취재진에 공장 설비 공개
사람에 대한 고민 엿보이는 공장
공정 과정에서 사람에 역할 부여
근무 여건 개선 노력도 지속돼
[파타야(태국)=뉴시스] 글로벌 취재진이 21일(현지시간) 태국 파타야에 위치한 람차방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 (사진=미쉐린코리아) 2024.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파타야(태국)=뉴시스]안경무 기자 = 미쉐린타이어(미쉐린)은 회사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 달성을 위해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강조한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는 기업의 지속과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미쉐린 측 입장이다.
이런 회사 철학이 반영된 곳이 태국 파타야시(市)에 위치한 람차방(Laem Chabang) 공장이다.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태국은 미쉐린의 5개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의 중심 사업장이다. 특히 람차방 공장은 2019년 증축을 통해 시설을 최신화하고, 이를 통해 태국 사업장에서 유일하게 저소음 타이어를 생산 가능한 첨단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취재진 40여명이 21일(현지시간) 람차방 공장을 방문, 미쉐린의 사람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들여다봤다.
[파타야(태국)=뉴시스] 21일(현지시간) 태국 파타야에 위치한 람차방 공장에서 관계자들이 한국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쉐린코리아) 2024.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00% 자동화' 지양하는 이유는
이날 방문한 람차방 공장에선 타이어의 운반과 조립이 모두 컨베이어 벨트와 협동로봇 등을 통해 '기계화'돼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검수는 반드시 '사람'이 맡는다.
완성 전 단계의 사이드월이 부풀어 있는 상태의 타이어가 기계로 조립돼 사람의 작업대 앞에 놓인다. 사람은 두 손을 통해 타이어를 돌리고, 굴리고 만져보며 타이어 안팎에 문제가 없는지 눈과 손으로 살핀다. 타이어 한 본당 검수 시간은 수분을 넘기지 않는다. 다만 사람의 검수를 통과한 제품만이 다음 제조 공정으로 향할 수 있다.
이후 제조 공정에서도 사람의 개입은 계속된다. 설비마다 부착된 스크린을 통해 사람은 생산 과정에서 품질 관련 수치를 기계로부터 실시간으로 보고 받는다.
기계는 자동화 공장에서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즉시 오퍼레이터(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다. 오퍼레이터는 하자가 발생한 제품을 라인에서 아예 빼 낼 수도 있고, 이 문제만 고치면 된다고 판단하면 보완 담당자에게 해당 제품을 넘긴다.
실제 사람의 개입과 감독은 제품 품질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공장 관계자는 "기계화 공정에서 불량이 발생하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면서 "1% 불량 제품의 85%가 사람의 작업을 통해 걸러져 실제 불량률은 1%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남녀 '노동력' 차이 없는 공장
3000여명이 근무하는 이 공장에선 여성 비율이 25%에 달한다. 국내 타이어 업계의 여성 비율이 5%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람차방 공장 여성 비율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여성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이 공장이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일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람차방 공장에선 어떤 노동자도 타이어를 직접 운반하지 않는다. 무거운 타이어는 들고 나를 일 없이 지상에서 6미터가량 위에 자리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옮겨진다. 이는 타이어 운반 과정에서 남녀 노동력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타이어 검수 과정에서도 노동의 기회는 남녀에게 동등하게 부여된다.
타이어를 돌리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완력이 필요하지만, 이는 평균 신장의 여성이 작업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검수 공정엔 여성 근로자가 가장 많이 상주한다. 체감 상 이 공정에서 남녀 노동자 비율은 1:1 수준이다.
[파타야(태국)=뉴시스] 미쉐린 아시아 퍼시픽 미디어 데이 2024 (사진=미쉐린코리아) 2024.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미쉐린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공장의 높은 온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타이어 공장은 증기를 통한 설비 구동 비율이 높아 방열이 발생, 공장 내부 온도가 40도에 육박해 노동자 피로감이 극대화된다.
그러나 이날 람차방 공장의 온도는 30도로 외부 기온(33도)보다 낮아, 오히려 공장 외부가 더 덥게 느껴졌다. 이는 2019년 공장 내부의 동력을 '증기'에서 '전기'로 일제히 낮췄기 때문이다.
공장 관계자는 "전기 설비를 통해 기존 38도에 달했던 공장 내부 평균 온도를 30도로 낮췄다"며 "이외에도 내부에 공기 정화 장치를 설치해 천연 고무 냄새를 밖으로 빼내는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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