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라타, 초소형 MLCC 개발…삼성전기, 뒤로 밀릴까?
무라타, 초소형 MLCC로 기술력 강조
삼성전기, 전장용 MLCC로 격차 줄일 방침
"日·中 업체와 차별성 확보해야"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4.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MLCC는 스마트폰·차량 등에 쓰이는 전류 제어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미래 먹거리다. 이 시장 1위인 무라타는 신형 MLCC를 고성능 스마트폰에 탑재하며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무라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던 만큼 무라타의 신형 MLCC로 다시 기술 격차가 벌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를 돌파구로 삼고 고전압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이재용 회장도 직접 이 사업을 챙기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LCC 1위 일본의 무라타는 지난 달 1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차세대 MLCC를 개발했다. 길이 0.16㎜, 너비 0.08㎜이며 부피는 전 세대의 4분의 1 수준이다.
일반 MLCC가 길이 0.4~0.6㎜, 너비 0.2~0.3㎜인 것을 감안하면 신형 MLCC의 크기는 4배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스마트폰 1대 당 MLCC가 1000대 들어가는데 MLCC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배터리 등 다른 부품의 활용 공간이 커져 성능이 더 개선된다.
무라타는 글로벌 고객사들에 MLCC의 기술력 우위를 어필하기 위해 이번 소형화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일부 고객사와는 차기 제품에 대해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무라타가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후발주자인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MLCC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무라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더 심화된 상황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은 무라타가 40%, 삼성전기 23~25%, 일본의 TDK와 다이요유덴이 각각 10~13% 수준이다.
이에 삼성전기는 IT용 소형·고용량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격차를 줄일 계획이다. 특히 올해 AI 서버용 MLCC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
특히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가 전체 MLCC 시장에서 역전 카드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통상 전기차에는 MLCC가 1만8000개~2만개가 탑재되는 만큼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에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배터리관리시스템용 2000볼트(V) 고전압 MLCC를 개발했는데 시장 수요를 얼마나 끌어낼 지가 관건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달 삼성전기 필리핀 사업장을 찾아 MLCC 공장을 둘러보고 AI와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 선점을 당부했다. 이곳에선 전장용 MLCC 추가 생산이 검토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같은 달 "가동률이 높은 MLCC 캐파(생산능력)를 증설해야 할 것 같다"며 필리핀 사업장의 캐파 확대를 처음 공식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용 MLCC에서 성공해야 무라타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중국 업체들도 전장용 MLCC에서 저가 제품을 앞세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차별화된 기술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기가 전시회에서 MLCC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을 전시했다. (사진=삼성전기 제공) 2024.1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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