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KAMC, 여의정 협의체 '이탈' 저울질…29일 논의
두 단체 29일 각각 회의…참여중단 논의
의료단체 2곳마저 중도 탈퇴하게 되면
협의체 출범 한 달도 안돼 존속 불투명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비공개 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4.11.24. [email protected]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는 29일 임원 회의를 열고 여의정 협의체 참여 중단을 논의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도 최근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29일 회의를 열고 학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의료계 내부의 비난을 감수하고 협의체 참여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형식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경북 국립의대 신설 지지 의사까지 밝혔다"면서 "아무런 실익도, 성과도 없이 들러리를 섰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일 오전 임원들이 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협의체에서) 나올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했다.
의대협회도 의대 증원에 반대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내년도 의대 증원 조정을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협의체 참여 중단을 고심 중이다.
앞서 두 단체는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의대 증원에 반대해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 휴학 승인과 2025~2026학년도 의대정원 논의 등을 제시했다. 정부가 의대생 휴학을 승인했지만, 내년도 의대정원 문제는 세 차례 협의체 회의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두 단체는 협의체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 축소 방안으로 ▲수시 모집 결원 정시 이월 금지 ▲예비 합격자 정원 축소 ▲학습 능력 부족 지원자의 대학 자율 처분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앞서 국민의힘이 지난 11일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 의대생 등이 빠진 채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한 가운데, 협의체 참여를 결정한 두 단체가 탈퇴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여의정 협의체 관계자는 지난 17일 2차 회의 직후 "협의체 출범도 어려웠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협의체에 참여 중인 의료단체들이 다음주까지 뭐라도 나와야 하지 않겠냐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18. [email protected]
의협 비대위는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알리바이용 협의체에서 나올 것을 요청 드린다"면서 전날 가진 비공개 제2차 회의에서 의결된 내용을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는 '여의정협의체'로 가장 시급한 민생과제인 의료대란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고, 2025학년도 정원까지 의제로 올리겠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요청했다"면서 "이후 한 대표는 여의정 협의체에는 제대로 참석도 하지 않더니 지난 26일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의료 살리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병원을 지원하고 충실히 만드는 것이지 의과대학 신설이 아니다"면서 "한 대표의 발언은 여의정 협의체가 '알리바이용 협의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지난 22일 1차 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협의체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두 단체에서 결정할 문제이지만, 전체 의사 직역이 하나로 모인 비대위가 구성됐으니 무거운 짐을 벗으시고 나오시는 게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협의체에 참여 중인 의료계 단체들마저 중도 탈퇴하게 될 경우 협의체는 출범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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