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원 피해자들, 국가·부산시 상대 손해배상 소장 접수
배상청구액 총 462억원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덕성원 피해자들은 국가배상 소송 접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4.12.16.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1960~1980년대 인권유린이 자행된 부산의 아동보호시설 덕성원의 피해자들이 16일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이날 덕성원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 안종환씨 등 피해자 42명은 부산지방법원에 '덕성원 인권침해 국가배상 소송' 소장을 접수했다. 이는 덕성원 피해자들의 첫 배상 청구 소송이다.
이들은 국가와 부산시를 피고로, 462억2700만원 가량의 배상을 요구했다. 세부적인 배상 청구액은 피해자별 수용 기간과 피해 정도에 따라 상이하다.
소장 접수 이전 안씨와 피해자들은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소견을 밝혔다.
안씨는 "피해 생존자들은 덕성원 일가로부터 사과 받지 못하고 그들의 악마 같은 만행으로 인해 뼈아픈 시간과 서러움을 견디면서 여기 법원까지 오게 됐다"며 "부산시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전수 조사 권고 사항을 즉시 이행하고 현존하는 덕성원 일가의 요양병원을 폐쇄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덕성원 일가의 만행에 대한 국가와 부산시의 책임 이행 및 사과 ▲진실화해위 상설기구화를 위한 법률안 제정 ▲전국에 분포된 고아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는 "이 소송은 국가 폭력의 피해자인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만약 청구권이 존재한다면 그 범위가 얼마인지 확정하는 소송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동시에 피해자들의 고통이 치유되고 명예가 회복되는 절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대한민국과 부산시가 통상의 민사소송처럼 피고들이 형식적인 답변에 그치거나 피고로서의 항변만을 이어가지 않기를 바란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이행하는 모습을 이 법정에서 보여 주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1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덕성원 피해자들은 국가배상 소송 접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4.12.16. [email protected]
앞서 지난 10월 진실화해위는 안씨가 제기한 덕성원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피해자 인정)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덕성원 원생들은 대개 형제복지원에서 전원 되거나 부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단속으로 입소됐으며, 이곳에서 강제 노역과 구타, 성폭력, 가혹 행위 등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덕성원은 1952년 부산시 동래구 중동(현 해운대구)에 설립된 아동보호시설로, 1996년 사회복지법인 덕성원으로 법인 명칭을 변경한 뒤 2000년 폐원했다.
이에 앞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수용 기간 1년에 8000만원을 기준으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원고의 위자료가 과다하게 산정됐다는 이유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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