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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레바논 해양경계 합의로 지중해 동부 천연가스 생산 가시화

등록 2022.09.28 12:10:13수정 2022.09.28 14: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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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생산량 2025년 80억 입방m 늘어날 전망

유럽의 러 천연가스 의존 줄여줄 대안으로 등장

[서울=뉴시스]이스라엘 생산 천연가스 수출 통로로 활용되는 이집트의 다이에타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전경.(출처=석유엔지니어협회) 2022.9.28.

[서울=뉴시스]이스라엘 생산 천연가스 수출 통로로 활용되는 이집트의 다이에타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전경.(출처=석유엔지니어협회) 2022.9.2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1948년부터 전쟁 상태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천연가스 생산 확대로 이어질 합의에 임박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나라 당국자들이 양국의 해양 경계선 분쟁을 해소하는 합의에 근접했으며 이로써 에너지 회사들이 지중해에서 더 많은 화석연료를 채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증산되는 에너지 양이 러시아의 대유럽 에너지 수출 제한으로 부족해진 에너지를 메울 수는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합의로 전세계의 천연가스 증산노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4년 동안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키프러스 등이 공동으로 해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협력을 강화하면서 지중해 동부 해역의 에너지 생산이 늘어왔다.

미국의 액화천연가스회사인 텔루리안의 레바논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차리프 수키는 "이번 합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중요한 조치다. 관련 당사자들이 마침내 싸움을 계속하기보다 협력하는 것이 낫다는 걸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레바논 협상은 카리시 유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카리시 유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는 이스라엘이 소비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다른 유전에서 생산되는 연료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새 유전 개발로 일부 석유 증산도 예상된다.

미국 2위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셰브론과 기타 기업들이 이스라엘 해안 대규모 유전 2곳에서 연료를 생산하면서 이스라엘의 발전소와 공장에서 사용되는 석탄을 대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체 천연가스 생산량이 충분해 순 에너지 수출국이며 요르단과 이집트에 공급하고 있다. 일부 천연가스는 유럽 및 전세계 각지로 이집트 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을 통해 수출된다.

미 정부가 이 지역 국가들간 협상을 독려해 에너지 증산을 촉진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같은 노력이 한층 강화돼 왔다.

세브론과 이스라엘 협력사들은 리바이선 가스전에 해상 액화천연가스 공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수개월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해상 액화시설은 테러 공격에 취약하고 대량 생산이 어렵다. 반면 지상에 액화시설을 건설하는데는 환경피해 우려로 인해 몇 년 이상이 걸린다.

국제안전분석연구소 공동 대표인 이스라엘 장교 출신 갈 루프트는 "해상 에너지 시설은 매우 취약하다. 위험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것보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하는 것이 쉽다. 그러나 장거리 파이프라인 건설은 많은 비용이 들고 건설하기가 어렵다. 튀르키예, 키프러스, 그리스 간 장기 분쟁으로 이스라엘에서 남부 유럽까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이스라엘-레바논간 합의도 아직 위험 요소가 남아 있다. 헤즈볼라가 카리시 가스전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비무장 드론을 띄우기도 했다. 이 드론은 이스라엘군이 격추했다.

현재 미 당국자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최근 며칠 새 집중협상한 끝에 거의 합의에 도달한 상태다. 지난 주 유엔총회 자리에서 협상이 급진전됐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가 지난 22일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합의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은 지중해 동부의 유망한 에너지 시장이 이 지역 모든 나라의 번영에 중요하며 수입국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음을 걸 잘 안다"고 말했다.

미국 및 서방의 석유 회사들은 중동국가들과 관계를 고려해 이스라엘과 거래를 꺼려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등과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중해 동부에 관심을 갖는 회사들이 늘었다.

컨설팅 회사 가스 비스타의 CEO 레슬리 팔티-구즈먼은 "합의로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투자를 꺼려온 회사들이 추가 개발에 나설 동기가 커졌다"고 말했다.

지중해 천연가스전은 유럽에 대한 러시아 가스 의존을 줄이는 새로운 장기 공급원중 하나다. 유럽은 미국, 카타르, 아프리카, 카스피해와 북해에서도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런던 천연가스 굴착회사로 카리시 가스전 채굴을 추진하는 에너진사 패디 블루어 대변인은 "동부 지중해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유럽이 의존할 수 있는 여러 방안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진은 앞으로 수주 안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2025년 80억 입방m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220억 입방m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이스라엘의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했던 이스라엘은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에너지 생산이 22% 늘었다. 천연가스 생산량의 40% 가량을 수출해 정부의 로열티 수입만 2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탈리아 에니사와 프랑스 토탈에너지사 콘소시엄이 레바논 수역에서 굴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레바논은 천연가스 생산으로 경제회복이 빨라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최소 2014년부터 해양 천연가스 굴착을 희망해왔으나 이스라엘과 분쟁으로 탐사가 지연돼 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 의장 차킵 헬릴은 "레바논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될 지는 미지수지만 발견된다면 레바논 경제가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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