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리 걸어 한글 공부…장성 80대 할머니 못 말리는 열정
지난 한 해 십리 떨어진 경로당 한글 교실 출석 '개근’
무릎 수술 후 출석 어렵자 장성군 ’찾아가는 한글교실’ 열어
김한종 군수 "배움 기회 확대 제공 위해 더 세심하게 노력"
[장성=뉴시스] 전남 장성군이 운영하는 성인 문해교육(文解敎育)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에 열정적으로 참여 중인 삼서면 외동마을 나이순(81·여) 할머니. (사진=장성군 제공) 2024.04.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장성=뉴시스]이창우 기자 = 전남 장성군이 운영하는 성인 문해교육(文解敎育)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에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는 십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꼬박꼬박 출석하는 어르신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문해교육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읽기·쓰기·셈하기·문자 해독 능력 등을 일컫는다.
1일 장성군에 따르면 십리 길 한글교실 계근 출석 만학도는 장성 삼서면 외동마을에 거주하는 나이순(81·여) 할머니다.
나 할머니는 지난 한 해 동안 한글 공부를 위해 매주 두 번씩 동화면 송계경로당 한글교실에 출석했다.
집에서 경로당까지는 십리 넘게 떨어져 있지만 물리적인 거리는 어르신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주위의 걱정과 만류에도 나 할머니는 "평생 모르던 글자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더니, 이젠 텔레비전 자막 글씨도 읽는다"며 "공부가 이렇게 즐거운데 십리 길이 대수겠나"고 답할 정도로 만학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부턴 참석이 어렵게 됐다. 지난해 겨울 미뤄뒀던 인공관절 무릎 수술을 하는 바람에 더 이상 '십리 길 출석'은 불가능하게 됐다.
이 같은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장성군은 나 할머니처럼 배움의 의지는 있지만 학습 장소가 멀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했다.
문해강사가 직접 자택을 방문해 배움을 전하는 '가정으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새로 열었다.
이러한 배려로 수업을 받지 못해 낙담했던 나 할머니는 다시 미소를 되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열정적으로 배움을 이어가는 어르신의 모습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며 "모든 군민이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보다 더 세심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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